장기기증으로 생명 나눈 이웃들, 2025 GKL 이웃사랑실천상 수상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생존 시 신장기증인, 생명나눔 실천 공로로 선정되
뇌사 장기기증인 (왼쪽부터) 유가족 홍성희 씨와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미분 씨가 이웃사랑실천상을 수상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제공

장기기증을 통해 생명을 살린 이웃들이 2025년 GKL 이웃사랑실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홍성희 씨와 생존 시 신장기증인 김미분 씨는 생명나눔과 지속적인 이웃 사랑 실천의 공로를 인정받아 이웃사랑실천상을 수상했다.

GKL사회공헌재단은 지난 12월 12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25 GKL 이웃사랑실천상‧사회공헌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시상식은 지역사회에서 묵묵히 선행을 이어온 이웃사랑 실천자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약 5개월간의 공개 모집 절차를 거쳐 총 26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이웃사랑실천상을 받은 홍성희 씨는 2024년 5월 뇌사 장기기증으로 다섯 명의 생명을 살린 고(故) 한영광 씨의 어머니다. 당시 30세의 건장한 청년이었던 한 씨는 갑작스러운 낙상 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후 심장과 폐, 간, 신장 등을 기증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던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남겼다.

홍 씨는 "아들의 마지막 선택에 대해, 누군가를 돕는 일을 마다하지 않았을 아들의 성품을 떠올리며 장기기증을 결단했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자녀를 떠나보낸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살리는 선택이 아들의 삶을 가장 잘 기억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사별의 아픔 이후에도 홍 씨와 가족들은 고인의 뜻을 이어가는 활동을 지속해 왔다. 지난해에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1천만 원을 기부했으며, 올해 7월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를 위한 장학금 기부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 활동에도 꾸준히 참여하며 같은 아픔을 겪은 가족들과 연대해 왔다.

홍성희 씨는 수상 소감을 통해 "아들의 이름이 사라지지 않고 누군가의 삶 속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로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이 상실의 시간을 홀로 견디지 않도록 서로 곁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함께 이웃사랑실천상을 수상한 김미분 씨는 2006년, 생면부지의 농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해 생명을 살린 인물이다. 경남 사천시에서 여관을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신장기증 이후에도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씨는 과거 어려운 시절 도움을 받았던 후견인의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경로당에 연탄을 기부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열어왔다. 또한 소외된 아동을 위한 지원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며 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해 왔다.

김미분 씨는 "나눔은 여유가 있을 때 선택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향"이라며 "한 사람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험 이후, 생명나눔의 길을 계속 걷겠다"는 뜻을 전했다.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유재수 이사장은 이번 수상자들에 대해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그는 "자녀의 마지막 시간을 생명을 살리는 기적으로 바꾼 홍성희 씨와 생존 시 신장기증으로 사랑을 실천한 김미분 씨의 이야기가 사회 전반에 생명나눔의 가치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또한 이번 수상이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이고, 더 많은 시민들이 생명나눔에 관심을 갖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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