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중부·동부 홍수로 64명 사망…현지 교회들 긴급 구호 나서

국제
미주·중남미
최승연 기자
press@cdaily.co.kr
멕시코 전역을 강타한 홍수로 인해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현지 교회들은 이재민들을 돕고 있다. ©Youtube Screenshot / ABC7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멕시코 전역을 강타한 홍수로 수많은 이재민이 발생한 가운데, 현지 교회들이 신앙의 연대로 고통받는 이웃을 돕기 위한 긴급 구호에 나섰다고 15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이번 홍수로 최소 64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실종됐으며, 수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멕시코 전역의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신속히 구호 활동에 나서며 절망에 빠진 주민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CDI는 이번 홍수는 열대성 폭풍 ‘레이먼드(Raymond)’와 ‘프리실라(Priscilla)’의 잔해가 겹치며 발생했다고 밝혔다. 폭우는 히달고(Hidalgo), 베라크루스(Veracruz), 케레타로(Querétaro), 푸에블라(Puebla), 산루이스포토시(San Luis Potosí) 등 중부와 동부 전역을 강타했다. 범람한 강과 산사태로 도로와 다리가 끊기면서 수십 개 마을이 고립됐고, 약 10만 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정전으로 4만 명 이상이 전력 공급이 끊긴 상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약 10만 채의 주택이 홍수와 산사태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도로가 끊겨 고립된 지역에는 식량과 식수를 공중 수송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폭우는 예측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며 “당초 태평양 연안에 집중됐던 폭풍의 영향이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CDI는 교회들이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밝혔다. 히달고주 티앙기스텡고(Tianguistengo)의 한 주민 줄리아(Julia)는 “물이 너무 빠르게 밀려와 아무것도 지킬 수 없었다. 교회가 가장 먼저 와서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알리엔토 데 비다(Aliento de Vida) 교회의 오스카르 모에다노(Óscar Moedano) 목사는 “이번 사태는 우리가 겪어본 어떤 홍수보다 심각하다”며 “교회가 가진 모든 자원을 동원해 이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CDI는 베라크루스주의 포사 리카(Poza Rica) 역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도시 중 하나이며 가조네스(Cazones) 강이 범람하면서 도심 전체가 물에 잠겼고, 주민들은 지붕 위로 피신해야 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차량이 휩쓸리고 교회와 가정이 진흙에 뒤덮인 사진과 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한 주민은 “교회와 집이 모두 물에 잠겼지만, 신앙으로 서로를 위로하며 다시 일어서려 한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 곳곳의 교회들은 예배당과 강당을 긴급 구호소로 전환해 이재민을 수용하고 있다. 교단과 선교 단체들은 전국적인 모금 운동을 벌이며 통조림, 생수, 의류, 세정용품, 위생용품 등을 모아 피해 지역으로 전달하고 있다. 교회 성도들은 직접 복구 작업에 참여하며, 침수된 가정을 청소하고 식사를 나누는 등 구체적인 도움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정부의 대응이 늦어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직접 구호 활동에 나섰다. 히달고주 주도 파추카(Pachuca)에서는 시민들이 빠른 구조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모금해 헬리콥터를 임차해 고립 지역에 식량과 생수를 전달하고 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셰인바움 대통령은 연방과 주, 지방정부가 협력해 구조·의료 지원·구호품 배포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흘 뒤 정부는 군 병력과 헬리콥터를 동원해 ‘DN-III-E 긴급 대응 계획’을 발동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의 초기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공식 지원 체계가 지연되는 가운데,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은 신속하게 행동에 나서며 재난 현장의 중심에서 구호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현지 목회자들은 “이번 홍수는 인간의 힘으로 설명할 수 없는 재난이지만, 우리는 절망 속에서도 복음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며 “하나님께서 다시 회복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CDI는 기독교 구호 단체들은 앞으로도 중장기적인 재건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회 관계자들은 “피해 주민들의 주거 복구와 심리적 지원이 장기 과제가 될 것”이라며 “교회가 단순한 구호를 넘어, 이웃의 삶을 회복시키는 믿음의 공동체로 서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