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인간 안에 이미 하나님을 알 수 있는 흔적이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성과 양심, 진리를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고, 그 마음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도록 하셨다. 인간은 비록 타락했으나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이며, 그 안에는 창조주를 향한 내면의 갈망이 살아 있다. 마치 해바라기가 태양을 향하듯, 인간의 영혼은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향한다.
초대 교부 터툴리안은 “인간의 영혼은 본래 그리스도인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인간의 마음속에는 창조주를 향한 본능적인 그리움이 있다. 어거스틴 또한 “하나님 안에서 안식하기 전에는 내 영혼이 쉼이 없다”고 고백했다. 인간이 느끼는 불안과 공허, 고독은 하나님을 떠난 자리에서 비롯된다. 하나님 없이 사는 인생은 방향을 잃은 인생이며, 그 안에는 허무와 절망이 자리한다.
바울은 로마의 사람들에게 “당신들이 하나님을 알지만,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하나님을 전혀 모르는 자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하나님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았고, 그분께 영광을 돌리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 안의 영혼은 여전히 하나님을 향해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요”(마태복음 5:8)라는 약속처럼, 마음이 깨끗할 때 우리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
신앙은 단순한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잃어버린 본래의 나를 되찾는 길이다. 하나님은 멀리 계신 분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곁에서 문을 두드리며 기다리신다.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특별한 조건이나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나님께 돌아오면 된다. 이것이 곧 은혜이며, 복음이다.
오늘 우리는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내 안에 이미 새겨진 하나님의 흔적을 보고 있는가? 세상은 우리의 마음을 분주하게 만들지만, 참된 평안은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가능하다. 인간의 영혼은 하나님 안에서만 진정한 안식을 얻는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두신 그분의 흔적을 따라, 오늘도 그분께로 돌아가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