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첫 절을 열면 장엄한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가 펼쳐지고, 마지막 예언자의 메시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와 구속의 드라마가 이어진다. 그러나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구약은 여전히 낯설고 어렵다. 언어의 장벽, 문화적 거리감, 복잡한 역사적 맥락이 독자들을 성경 읽기의 초입에서 주저하게 만든다.
신간 <쉽게 배우는 구약 수업>은 바로 그 장벽을 허무는 친절한 안내서다. 저자는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구약 39권 전체를 하나의 흐름 속에서 조명하며, 하나님의 언약과 구속사의 큰 그림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다.
구약 39권, 한 권 한 권의 의미를 새롭게 세우다
이 책은 단순한 성경 요약집이 아니다. 각 권마다 다음 네 가지 요소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름과 목적 – 해당 성경의 중심 주제와 메시지 ▲기록 배경과 구조 – 역사적 상황과 문학적 틀 ▲신학적 메시지 – 하나님의 구속 계획과 언약의 의미 ▲신약과의 연결점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되는 구약의 약속
각 장의 말미에는 토론을 위한 질문과 추가 학습 자료가 덧붙여져 있어, 개인 묵상뿐 아니라 성경공부 모임이나 교회 소그룹에서도 활용하기 좋다.
성경은 살아 있는 하나님의 말씀
저자는 구약을 단순히 고대 문헌으로 보지 않는다. 그는 “구약의 모든 예언은 사람의 뜻으로 된 것이 아니라,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임을 강조한다. 구약 저자들이 사용한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성령의 감동 아래 선택된 것이라는 점을 밝히며, 성경의 신적 권위와 무오성을 분명히 한다.
“구약은 신화나 전설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의 기록입니다. 하나님은 인간과 소통하시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말씀을 인간의 언어로 ‘조정’하셨습니다.” 이처럼 저자는 성경의 초자연적 영감과 동시에, 역사적 구체성을 함께 강조한다. 이는 곧 신앙과 이성의 균형 위에 선 해석학적 관점이라 할 수 있다.
구속사의 큰 그림 — 창조에서 포로 귀환까지
<쉽게 배우는 구약 수업.은 구약 전체를 여덟 시기로 구분해 설명한다: 창조, 족장, 애굽과 광야, 정복과 사사, 통일왕국, 분열왕국, 포로, 포로 귀환. 이 구분을 따라가다 보면, 구약이 더 이상 조각난 사건들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흐르는 하나의 이야기임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구약의 뼈대는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언약이며, 이것이 구약 전체를 관통하는 구조적 중심”이라고 말한다.
즉, 구약의 각 사건과 인물, 제도와 예언은 모두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부름받은 이스라엘의 여정이며, 그 여정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될 신약의 구속사로 이어진다.
구약과 신약을 잇는 다리 — 언약의 신학
책의 백미는 바로 ‘언약’(Covenant)에 대한 신학적 정리다. 저자는 ‘Old Testament’라는 명칭 자체가 ‘옛 언약’을 의미한다는 점을 짚으며, 언약이 구약의 통일성과 다양성을 함께 보여주는 핵심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언약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백성과 관계를 맺는 방식입니다. 구약 전체는 이 언약의 형성과 갱신, 그리고 성취의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구약을 이해하지 못하면 신약의 의미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예언자들의 외침, 제사의 제도, 율법과 시편의 고백은 모두 그리스도의 오심을 예비하는 구속사의 서곡이었다. 이 책은 그 ‘하나님의 약속의 맥락’을 명확히 보여주는 성경 지도와 같다.
신학생부터 평신도까지, 모두를 위한 구약 교재
<쉽게 배우는 구약 수업>은 신학 전공자뿐 아니라 모든 성도에게 열린 책이다. 신학생과 설교자에게는 본문을 깊이 이해하고 해석의 통찰을 얻게 하는 교재가 되고, 평신도와 교회 리더에게는 성경 전체의 구조를 새롭게 보는 눈을 열어준다.
책의 구성은 명확하고 친절하다. 각 권의 핵심 주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표와 도표가 포함되어 있으며, 본문 중간중간에 오늘날의 적용 포인트를 제시하여 ‘말씀을 삶으로 번역하는 힘’을 길러준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해설서가 아니라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새롭게 만나는 영적 여정”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구약을 통해 배우는 오늘의 신앙
<쉽게 배우는 구약 수업>은 신학적 전문성과 신앙적 감동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 책은 “하나님 말씀의 언약”이란 한 줄기 흐름을 따라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신앙인들에게 믿음의 기준과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게 한다.
창세기의 ‘하나님 형상’에서 시작하여, 시편의 ‘하나님 찬양’, 선지서의 ‘회복의 약속’ 그리고 말라기의 ‘의로운 해’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구약의 메시지는 결국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이어진다.
추천대상
이 책은 ▲구약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은 신앙인 ▲설교나 강의를 준비하는 목회자·신학생 ▲성경공부 소그룹을 이끄는 교회 리더 ▲신앙의 뿌리를 말씀에서 찾고 싶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추천된다.
<쉽게 배우는 구약 수업>은 구약을 어렵게만 느껴온 독자들에게 ‘닫힌 성경’을 ‘열린 말씀’으로 바꿔 주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배우고 하나님을 통해 말씀을 배우는 기쁨이 이 한 권에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