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미션의 새 시대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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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목사(세인트하우스평택)
세인트하우스 평택 정재우 목사 ©세인트하우스 평택

16박 17일의 여정은 나에게 은퇴 후 부름(Call)의 순간이었다. 태국 코랏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만난 현지인 사역자들의 눈빛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눈빛은 바울이 드로아에서 환상 중에 들은 마게도냐인들의 부름과 같았다.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새로운 미래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한다. 누군가 개척의 길을 열어야 한다. K-컬처가 세계인의 시선을 집중하게 할 줄을 누가 예상했겠는가?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조차 이러한 날을 예견했을까? 그는 단지 백성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쉽고 편리한 문자를 주고자 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K-컬처를 요구하고 있다. 일시적 트렌드로 그치지 않을 조짐이 있다. K-드라마의 바람이 잠깐 불었다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K-컬처 전반(음악, 영화, 뮤지컬, 화장품, 스포츠, 한글, 푸드 등)이 요구되고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K-미션(Mission)의 차례이다. 한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선교사 파송국 숫자에서 상위에 있다. 그렇지만 많은 나라에서 현지 선교부가 철수하고 있으며, 한국교회 역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위축되어 선교사들을 귀국시키는 실정이다. 이런 시점에, K-미션은 새 방향을 필요로 한다.

첫째, 국내 체류 외국인 다문화 이주자들이 새로운 선교 대상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약 2,650,783명이다. 이 숫자에는 장·단기 체류 외국인(등록자·단기체류자·불법체류자 포함)이 모두 포함된다. 이들이 선교의 호기로 다가오고 있다.

이주노동자 교회, 다문화 교회 등 기존 사역이 있었지만, 이제는 전문 사역자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은퇴한 선교사들을 활용하여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둘째, 문서선교(translation & distribution) 사역이다. 해외 현지 선교현장에서 신앙 및 신학서적을 번역하여 보급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회자 및 리더들을 교육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세계복음화문제연구소는 “기독교 8가지 핵심진리”를 태국어, 캄보디아어로 번역했고, 태국 코랏의 목회자 훈련원과 캄보디아 프놈펜 감리교 신학교에서 번역 저서로 저자 홍성철 박사의 직강 세미나를 개최했다.

셋째, 문화선교(Cultural Mission) 의 확장이다. 문화선교는 문화 콘텐츠를 통한 복음의 전달이며, 삶의 자리(cultural locus)로 더 깊이 접근하는 전략이다. 예컨대, 태국에서 북한이탈주민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한국 전통무용 및 평신도 중심 뮤지컬을 제작하여 태국 국립극장에서 공연하고 미국 뉴욕에도 초청 공연을 진행한 사례 등이 있다. 최근 극장 공연 <킹 오브 더 킹>도 문화선교의 좋은 본보기이다.

문화선교는 단순히 문화 소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의미맥락(context)을 이해하고, 문화적 정체성(cultural identity)에 존중을 표하며, 문화적 대화(cultural engagement)를 통해 복음이 현지 문화 속에 뿌리내리도록 해야 한다.

세계적인 문화선교학자인 Andrew F. Walls는 복음이 문화적 전통(traditions of thought)에 침투해야 하며, 다양한 문화권(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은 물론 세속화된 서구 사회에도 복음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문화선교의 본질이 문화적 적응(cultural adaptation), 대화(dialogue), 그리고 현지화(indigenization)에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 시급한 과제는 한국교회 및 선교단체가 이 문화선교의 기회(opportunity)를 놓치지 않고, 전략(strategy)과 자원을 재배치하며 앞으로 나가는 일이다. K-미션은 문화가 요구하는 현장(field)으로 들어가야 한다. 소리 없이 다가가고, 문화 속에 스며 들어가며, 그들의 언어, 예술, 경험 속에서 복음이 말하도록 해야 한다.

선교의 다음 장은 문화의 장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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