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자신을 모든 사람에게 빚진 자라고 고백했다. 이 빚은 물질적 채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대속의 은혜로 인해 값없이 구원을 받은 자가 지게 되는 사랑의 빚이었다. 바울은 이 빚을 세상 모든 이에게 복음으로 갚아야 한다는 사명 의식을 품고 살았다. 따라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감당해야 할 의무였다.
바울은 헬라인이나 야만인, 지혜 있는 자나 어리석은 자를 구분하지 않았다. 이는 곧 모든 인류가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임을 선포하는 고백이었다. 문명인과 비문명인, 지혜로운 자와 단순한 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복음이 필요하며, 바울은 그들에게 빚진 마음으로 다가갔다. 복음을 전하는 일은 바울이 받은 은혜가 흘러나오는 열매였으며, 그 사랑의 근원은 그리스도의 은혜였다.
그는 고린도전서 9장 16절에서 “내가 복음을 전하지 아니하면 내게 화가 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받은 은혜가 너무 크기에, 복음을 전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바울은 이미 복음이 전해진 로마 교회에도 같은 마음을 품었다. 그들에게도 자신이 받은 은혜와 사랑을 나누어야 하며, 복음의 풍성함을 함께 누리기를 원했다.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도 동일한 도전을 준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자들이기에 사랑의 빚을 진 자로 살아야 한다. 복음을 나누는 것은 선택적 행위가 아니라, 은혜 받은 자의 마땅한 삶의 태도다. 가족과 이웃, 그리고 세상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가 갚아야 할 사랑의 빚이다.
바울의 고백처럼, 우리도 빚진 자임을 잊지 말자. 받은 은혜를 흘려보내며, 모든 이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에 충실할 때 교회는 더욱 든든히 세워지고 하나님의 나라는 확장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