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자메이카에서 토속 신앙인 ‘오비아(Obeah)’의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최근 아프리카 전통 신앙 단체인 ‘우누치 재단(Unuchi Foundation)’이 헌법 심리를 앞두고 오비아 비범죄화를 촉구하며 촛불 집회를 열자, 기독교 지도자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고 밝혔다.
우누치 재단은 아프리카 지식 전통을 바탕으로 흑인 공동체의 치유와 권한 강화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오비아가 치유, 보호, 점술 등 다양한 기능을 지니고 있으며, 아프리카-카리브 전통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자제이카 교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자메이카 사회를 심각한 혼란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메이카복음주의연맹(Jamaica Evangelical Alliance) 회장이자 자메이카 연합교회 프로젝트 디렉터인 알빈 베일리(Alvin Bailey) 목사는 현지 언론을 통해 “이미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오비아는 사회를 해치고 있다”며 “만약 이를 합법화한다면 자메이카 역사상 최악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비아 배후에 “악령과 사탄의 세력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이 범이 합법화되면 사회적 해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일리 목사는 이어 “오비아 합법화는 전례 없는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목회자들은 이를 막아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메이카 전역에서 쉽게 오비아 주술사를 만날 수 있으며, 이들이 행하는 의식과 주문이 많은 이들의 삶을 파괴해왔다”고 지적했다. 교계는 현재도 폭력과 타락의 배후에 오비아의 영향이 있다고 보고, 이에 맞서 기도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프하우스 어셈블리 미니스트리의 로완 에드워즈(Rowan Edwards) 감독 역시 자메이카가 아이티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이티는 이미 부두교(voodoo)가 합법적 종교로 인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스페니시타운 목사회 소속 달버트 시몬즈(Dalbert Simmonds) 목사는 “일부 범죄 조직이 총격범들을 보호하거나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오비아 의식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례를 언급하며 “합법화가 범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1898년에 제정된 자메이카 오비아법(Obeah Act)은 초자연적 힘을 주장하거나 오비아 관련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 벌금형이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메이카 교계는 이번 합법화 논의가 단순한 종교 자유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안전과 영적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강력히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