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은 자신이 사도의 직분을 받은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고백했다. 그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은혜 때문이었다. 은혜란 인간의 공로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뜻밖의 선물이며,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바울은 바로 이 은혜로 인해 사도의 사명을 맡게 되었음을 증언했다. 그의 삶과 직분은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사랑과 십자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
바울이 받은 사명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이름을 위하여” 살아갔다.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 곧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전하는 것이 그의 삶의 목적이었다. 그 이름이 선포될 때 사망의 권세가 무너지고, 절망이 물러가며, 새 생명의 역사가 시작된다.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곧 그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었고, 바울은 그것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드렸다.
또한 바울은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케 하려 한다”고 선포했다. 본래 이방인은 하나님의 약속 밖에 있던 자들이었다. 구원의 언약과는 멀리 떨어져 있던 이들이었으나, 그리스도의 은혜로 불러 주셔서 복음 안에 참여하게 하셨다. 이는 인간의 노력이나 자격이 아닌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 이방인들이 복음을 듣고 순종하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친히 그들을 찾아내시고 불러 주셨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진다. 우리 역시 본래 구원의 밖에 있던 자들이었으나, 은혜로 부르심을 받아 예수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은 그 이름을 전하고, 많은 이들이 복음을 듣고 순종하게 하는 도구로 쓰임받는 삶이어야 한다.
바울이 받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교훈이 된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은혜로 부름을 받은 자들이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의 이름을 높이며, 복음에 순종하고,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