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보수 성향 활동가 찰리 커크가 지난주 수요일 31세의 나이로 피살된 가운데, 장례식이 오는 9월 아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연방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며 용의자의 성전환 동거인으로부터 협조를 받고 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추모 웹사이트(fightforcharlie.com)는 장례식 당일 오전 8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며, 공식 일정은 오전 11시에 시작된다고 안내했다. 사이트는 “찰리 커크의 삶은 믿음과 용기, 확신의 증거였다”며 “그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을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고 믿었고, 31년의 삶 전부를 그 사명에 헌신했다”고 전했다.
커크는 지난주 유타 밸리 대학교에서 열린 학생 토론회 중 목에 총을 맞았고, 그날 오후 유타주 오렘의 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그는 ‘Prove Me Wrong’이라는 강연 시리즈로 대학 캠퍼스를 순회하고 있었으며, 강연은 큰 관심을 받는 동시에 시위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커크의 시신은 사건 발생 다음 날 미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투’를 통해 아리조나로 운구됐다. 커크가 2012년 공동 설립한 단체 ‘터닝 포인트 USA’는 장례 일정을 공식 확인했다. 부인 에리카 커크는 사건 이틀 후인 금요일 밤 라이브 방송을 통해 눈물로 남편의 뜻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수사 당국은 22세 타일러 로빈슨이 사건 당일 한 건물 옥상에서 약 200야드 떨어진 거리에서 단발을 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은 오후 12시 30분경 학생들이 공포 속에 대피하면서 당국에 알려졌다. 로빈슨은 33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체포됐으며, 가중살인과 중화기 발사, 사법 방해 혐의로 기소돼 구금 중이다.
스펜서 콕스 유타 주지사는 ABC 방송 ‘디스 위크’에서 로빈슨이 성전환 중인 동거인과 연인 관계였다고 밝혔다. 당국은 로빈슨과 동거인의 관계가 범행 동기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동거인은 22세 랜스 트윅스로, 유타 공과대학교 재학생으로 알려졌으며, 사건에 충격을 받은 상태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로빈슨 본인은 조사에 비협조적이며 자백하지 않고 있다.
콕스 주지사는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서 로빈슨의 이념이 보수적인 가정환경과는 크게 달랐다고 지적했다. 수사 당국은 트윅스나 주변 인물이 총기의 은닉 위치를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트윅스의 휴대전화에는 ‘타일러’라는 발신자가 총기의 위치를 알리는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확인됐다.
수사 관계자는 “로빈슨의 동거인이 사건 직후 침묵했다는 점에서 주요 참고인으로 분류됐으나 현재는 협조 중이다. 이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국은 유타 내 좌파 단체들이 이번 사건을 사전에 알았거나 연루됐는지도 수사 중이며, 사건 직후 한 단체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한 정황도 파악했다.
사건 현장에서 회수된 탄피에는 ‘파시스트여 받아라!’라는 구호와 이탈리아 반파시스트 노래 ‘벨라 차오’의 가사가 새겨져 있었다. 콕스 주지사는 로빈슨이 좌파 이념에 깊이 세뇌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지만, 공식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트윅스의 조부 제리 트윅스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손자가 성전환자인지는 알 수 없다고 했으며, 로빈슨을 직접 만난 적도 없다고 전했다.
로빈슨은 학업 성적이 우수해 2021년 유타주립대 장학생으로 입학했으나 한 학기 만에 중퇴했다. 고교 시절에는 유타 공과대학교에서 학점을 취득했으며, 최근에는 세인트조지의 딕시 기술대학에서 전기 견습 과정 3학년으로 수학 중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자수를 설득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은 로빈슨 가족을 보수적이고 종교적인 배경으로 묘사했으며, 조용하고 공손한 청년이었다고 회상했다.
로빈슨의 어머니는 임상사회복지사로 활동하며 아들의 학업 성취를 페이스북에 자주 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5세 무렵부터 온라인 문화에 몰두했으며, 인터넷 밈을 활용해 분장하고 할로윈을 즐기기도 했다. 수사팀은 온라인 문화가 로빈슨의 세계관 형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이후 일부 소셜미디어에서는 로빈슨이 트럼프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공유하며 보수 성향으로 왜곡하거나, 그의 성장 배경인 예수 그리스도 후기성도 교회와 연결하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주변인들은 그가 성장하면서 교회에 자주 나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 기록에 따르면 그는 무당파로 등록돼 있었다.
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인물로, 대학생들과의 토론을 통해 진보 성향 학생들과 맞서는 모습을 온라인에 자주 공개했다. 그는 2024년 대선 기간 공화당 청년층 참여를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인기 있는 팟캐스트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빈슨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