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교회, 정치·번영신학·여성 이탈 그림자와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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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 교수 “진정한 부흥, 성도의 삶 변화에 달려”
김선일 교수 ©기독일보DB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선교와문화)가 최근 복음과도시 홈페이지에 ‘부흥의 기대 아래 드리워진 그림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김 교수는 “부흥, 이 단어는 신실한 하나님 백성의 마음을 흔든다. 이 말 속에는 ‘다시 살아남’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다”며 “누군가는 옛날 붐비던 예배당과 기도의 눈물을 떠올리고, 또 어떤 이는 새로운 세대가 몰려오는 장면을 상상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오늘 교회의 현실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는 부흥의 소식은 주목할 만하다. 영국 교회의 ‘조용한 부흥’과 이슬람 국가 이란의 기독교 성장,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의 폭발적 확산, 미국 복음주의의 견고한 영향력, 브라질 개신교의 급부상은 신앙의 새로운 전환기를 기대하게 한다”며 “그러나 동시에 이 부흥 아래에는 어두운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다. 정치이념화, 번영신학의 확산, 세대와 성별의 불균형이 그 대표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전 세계 교회는 곳곳에서 이와 같은 부흥의 불길이 타오르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우려의 그림자와 도전이 함께 드리워져 있다”며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에서는 번영신학이 확산되어 고난과 제자도의 본질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는 복음주의 교회들이 특정 정치 세력과 밀착되어 신앙이 특정 이념의 도구로 환원될 위험을 안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 교회는 젊은 여성들의 이탈이라는 새로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한 주변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미래와 복음의 진정성을 좌우할 중대한 과제이기에, 우리는 부흥의 외형적 열광 뒤에 드리워진 그림자를 정직하게 마주하고 교훈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번영신학은 단순히 미국에서 수입된 신학이 아니라,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의 전통 종교와 사회적 욕구, 경제적 불안과 맞물리며 토착적으로 변형되었다”며 “‘믿으면 부와 건강을 얻는다’는 메시지는 가난과 질병의 위협이 큰 지역에서 큰 매력을 갖지만, 동시에 신앙을 물질적 축복과 동일시하는 왜곡을 낳는다. 그 결과 예배 메시지는 회개와 제자도의 길보다는 성공과 치유에 집중되고, 실패한 이들에게는 믿음이 부족하다는 낙인이 씌워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복음을 ‘축복의 소비재’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으며, 십자가의 고난과 헌신이라는 본질을 약화시킨다”고 했다.

또한 “오늘날 미국과 브라질의 복음주의자들은 정치적 보수 진영과 밀접히 연대하고 있다”며 “미국의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보수적 가치의 옹호자일 뿐 아니라 공화당의 핵심 지지층이 되었고, 브라질에서도 복음주의 유권자의 정치적 우경화가 뚜렷하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만이 아니라, 생명 존중(낙태·안락사 반대), 전통적 가정과 혼인 제도 수호, 청소년 보호와 도덕 질서 강화 등에서 복음주의와 보수 정치가 공유하는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신앙이 특정 이념과 과도하게 결합할 때, 복음의 우선순위가 정치적 승리와 동일시되고, 교회가 진영 논리에 포획되어 복음 자체가 정치적 어젠다로 축소될 위험이 있다”며 “이는 신앙의 공공성 회복이 아니라, 복음의 협소화를 불러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부흥의 또 다른 그림자는 젊은 세대, 특히 여성의 교회 이탈”이라며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 청소년 인구가 전체 인구 대비 14퍼센트인데, 이 가운데 남학생이 17퍼센트, 여학생은 10퍼센트로서 여학생이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한국리서치의 2024년 조사에서도 18세-29세의 개신교 남자는 15퍼센트이지만, 여자는 11퍼센트로 나왔다. 30대에서도 남자가 18퍼센트, 여자가 14퍼센트였고, 4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개신교 여성의 비중이 남성을 상회한다”고 했다.

이어 “과거 여성들이 교회의 주된 인력이었던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따라서 젊은 여성 신자들의 감소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전조라 할 수 있다”며 “교회가 생명과 가정, 도덕적 가치뿐 아니라 성평등, 포용성, 사회 정의에 대한 신학적 대화를 함께 전개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 여성들이 교회를 자신들의 자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부흥은 단순히 교회의 외적 성장이나 사회적 영향력 확대에 있지 않고, 은혜의 복음이 선명히 전파되어 성도의 삶을 새롭게 하는 데 있다”며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정치적 이념화, 번영신학의 확산, 여성과 소수자의 소외라는 그림자와 직면해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는 특정 이념에 종속되지 않고 공적 삶 속에서 ‘신실한 현존’을 드러내며, 물질적 성공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와 제자도를 우선하는 영적 궤도를 확립해야 한다”며 “동시에 젊은 여성과 소수자들이 존중과 보호를 경험하는 공동체를 세움으로써, 부흥의 외형이 아닌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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