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 복귀에 민주당 긴장 고조… 지지율 하락과 정치 지형 흔들려

지지층 결집 기대에도 중도층 반발 확산, 합당론과 대권 구도까지 파장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참배하던 모습. ⓒ뉴시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으로 정치 무대에 복귀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계산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일부 지지층은 "무리한 수사·기소의 피해자"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환영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으로 꼽히며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조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공개 행보를 시작한 만큼 민심의 추가 변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사흘 만인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첫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언론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통해 내년 6월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유튜브 방송에서 “내년 6월에는 반드시 국민의 선택을 구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혁신당과 민주당의 관계 설정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느 선거에 출마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조 전 대표의 복귀를 두고 부담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사면과 복권의 정치적 후폭풍이 이재명 대통령과 당 지도부로 향하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8월 2주 차에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39.9%로 전주 대비 8.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36.7%로 6.4%포인트 상승해 양당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2%로 좁혀졌다.

리얼미터는 광복절 특사 논란과 주식 양도세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1.1%로 전주 대비 5.4%포인트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민주당은 ‘조국 사면’이 민심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지율 하락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며 “언론·사법·검찰 개혁 추진과 정상회담 성과를 통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는 중도층 이탈이 지지율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조 전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SNS에 “조국 일가의 입시비리 범죄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사면을 입시비리의 용서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의 침묵을 조국의 아빠 찬스에 대한 동의로 받아들이는 것은 착각”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정치적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경우 당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조 전 대표가 친문계 적자로 불리며 정치적 입지를 가진 만큼, 이번 사면 복귀는 차기 대권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지역구 공천 경쟁과 기반 갈등 등을 이유로 합당 논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본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합당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실제 성사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과 임의 전화걸기 방식으로 실시됐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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