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오는 9월 열리는 제110회 총회를 앞두고 일각에서 ‘성소수자목회연구특별위원회’ 신설 안건을 상정하기로 하면서 교단 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헌의위원인 백용석 목사와 기장 총무인 이훈삼 목사는 제안 설명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찬반 입장이 한국 사회와 교회 내에서 극렬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전통 신앙고백과 인권 존중 사이의 갈등을 학문적·신앙적으로 검토해 자료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장 동성애·동성혼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김창환 목사, 기장 동반대)는 이 같은 논의가 사실상 ‘퀴어신학의 이단성 검증 및 총회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 헌의를 무산시키기 위한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기장 동반대는 “중립적인 입장의 위원회 구성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는 결국 시간을 지연시키고 퀴어신학을 옹호하려는 의도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목포남부교회(담임 한승강 목사) 당회는 이번 총회에 ‘퀴어신학의 이단성 검증 및 총회 차원의 공식 입장 표명’ 헌의를 올린 상태다. 해당 헌의안은 퀴어신학이 ▲성경을 자의적으로 재해석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부정하며 ▲예수님과 제자 관계를 왜곡하는 주장을 담고 있어, 교단의 신앙고백과 교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의한은 “이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대신·백석·통합·합신 등 주요 교단이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했으며, 최근 감리회 또한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기장만이 여전히 퀴어신학을 옹호하거나 가르치는 현실은 교단의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나왔다.
그러면서 “최근의 교단 일각에서 발표한 성명서들을 볼 때 우리 교단이 ‘젠더퀴어를 포용하는 개신교를 추구할까’ 염려된다. 교회 현장에서는 교단 정체성의 혼란과 전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목포남부교회 당회는 기장의 신앙고백인 ‘자연과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바로 이해하려면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중략)...성경해석의 다양성은 그 말씀의 현실성과 인간의 자유와 개성의 고귀성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것이 무궤도한 주관주의에 떨어져서는 안 된다’를 제시하면서 “하나님의 본질뿐만 아니라 교단의 정체성에 대해 다른 길로 간다면 앞으로의 고통은 교단뿐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이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기장은 지난 2021년 제106회 총회에서 ‘성소수자연구위원회’를 구성했지만, 활동 3년 만에 사실상 성과 없이 해체된 전례가 있다. 기장 동반대 측은 “성과 없는 위원회를 다시 만들려는 것은 교단을 불필요한 내홍으로 몰아가고, 한국 교계 전체에서 기장을 이단시하게 만들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장 동반대 위원장 김창환 목사는 “기장은 그동안 시대의 아픔 속에서 약자의 편에 서 왔다”며 “그러나 퀴어신학 옹호는 교단의 정체성을 흔들고 교회 현장의 전도 사역에도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이번 제110회 총회에서 반드시 퀴어신학의 이단성을 검증하고 교단 차원의 명확한 입장을 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