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총무, 여러 번 경선 거쳐 선출
순번제, 에큐메니칼 발전 저해 아닌가
특정 3개 교단 순번 구조, 한계 분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차기 총무 선출을 두고 최근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대한감리회 에큐메니칼위원회(이하 위원회)가 4일, 이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위원회는 해당 입장문에서 “지금 주변에 알려진 순번제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부분 사실과 다르다. NCCK 총무는 여러 번 경선을 거쳐 선출됐다”며 “1951년 이후 지금까지 11명의 총무 가운데 2명이 감리회 소속이었다(예장 5명, 기장 4명). 11번의 총무 선출 중 6번은 경선을 통해 선출했다. 지난번 이홍정 전 총무 선출에는 경선이 없었고 이 전 총무의 잔여임기를 채우는 김종생 총무의 경우 경선 없이 추천, 선출됐다”고 했다.
이어 “순번제(윤번제)는 총무 선출의 과열을 막기 위한 장치로 분명 존중되어야 하지만 순번을 통해서 총무가 내정된다는 것이 오히려 에큐메니칼 신앙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 아닌가 돌아본다”고 했다.
위원회는 “더욱이 특정 3개 교단이 순번으로 돌아가며 총무직을 수행한다는 한계가 분명한 구조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신앙적이고 민주적인 절차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들은 “물론, 지금 총무 선출을 앞두고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더 일찍 자성을 통해 부적절했던 방식을 개선했어야 한다. 안일했던 모습을 반성한다”며 “그렇기에 지금이라도 우리 모습을 자성하며 한 걸음 나아가려 한다. 오늘 NCCK에 필요한 총무 후보를 내고자 하는 진심을 받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총무를 추천한 것이 아니”라며 “지금 감리회와 한국교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헤쳐갈 진실한 일꾼임을 믿으며, 송병구 목사를 NCCK 총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간에 특정 교회, 개인의 이익을 위해 송 목사를 내세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며 “오늘 우리 교회가 그런 모습으로 비쳐졌기에 떠도는 소문임을 짐작한다. 이 또한 현실이기에 뼈아프게 반성한다. 다만, 이러한 소문이 선거에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과 다른 무례한 낭설이 사실처럼 인식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위원회는 “감리회는 지금까지 교회의 일치와 연대를 포기하지 않고 에큐메니칼 운동에 헌신해 왔다”며 “지금 잠시 힘겨운 시절을 맞이하고 있지만 존 웨슬리와 헨리 아펜젤러의 에큐메니칼 정신과 전통, 유산을 이어받아 회원 교단과의 일치와 연대를 통해 교회협의 일원으로 맡겨주신 거룩한 직무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NCCK 차기 총무 선출을 앞두고 한국기독교장로회가 박승렬 목사(한국교회인권센터 이사장)를,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송병구 목사(NCCK 화해통일위원회 위원장)를 각각 추천했다.
그러자 NCCK의 순번제 관례에 따라 다음 총무직은 기장이 후보를 낼 차례인데 감리회가 이를 깨고 후보를 추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NCCK 실행위원회에서는 총무 후보 추천을 위한 ‘인선위원회’ 구성안이 통과됐다. 인선위는 내부 논의와 투표를 거쳐 오는 10월 30일 제4차 실행위원회에 총무 단일 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그럼 실행위는 무기명 비밀투표를 통해 재적 과반수 찬성으로 해당 후보를 총회에 제청하며, 차기 총회에서 재석 과반수 찬성으로 총무가 최종 선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