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는 개회식, 심포지엄 순으로 진행됐으며 개회식에서 이상구 목사(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총회장)가 대표기도를 드렸고 소강석 목사(한국기독교 140주년 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한교총 명예회장)가 개회사를, 김영걸 목사(한교총 공동대표회장, 예장통합 총회장)가 축사를 각각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가 아니었다면 한국 기독교 140년의 대서사시는 기록될 수 없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아마르티아 센 교수는 ‘역사를 보면 국가가 부흥할 때는 먼저 기독교의 영적 부흥이 선행되었다’고 말했다. 역사 속에는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가 있고 그 역사를 세우고 만들어 갔던 사람들의 피와 땀과 눈물으 스며있다. 그래서 역사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그 역사 속에 담긴 땀과 눈물과 혼을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오늘 심포지엄을 통해 지난 140년을 성찰하고 다시 복음의 사명을 띠고 150년을 바라보며 미완의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결단하고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영걸 총회장은 “14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복음의 본질과 복음에 헌신한 이들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의 삶과 사역을 기념하며 앞으로 우리나라와 한국교회가 어떻게 가야 하는가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 다시 복음으로 믿음의 유산을 품고 힘차게 미래로 달려가는 한국교회이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한교총 대표회장이자 예장 합동 총회장인 김종혁 목사가 ‘한국기독교 140주년, 다시 복음으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김 목사는 “140년 전 한국에 전해진 복음은 어둠과 미신, 질병과 절망의 시대에 하늘의 빛으로 임하여 생명을 살리고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으로 작용했다. 평양 대부흥과 1970~80년대 부흥운동은 그 복음의 열매였으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성장의 정체, 영적 침체, 사회적 신뢰 상실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우리는 ‘복음 앞에 다시 서야 한다’는 절박한 자각과 함께 복음의 본질로 돌아갈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복음은 단순한 종교 윤리가 아니라 십자가와 부활이라는 역사적 사건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이다. 그러나 오늘의 교회는 형식적 신앙과 외형적 성장에 치우친 결과, 강단은 회개 대신 심리적 위안과 자기계발 메시지로 채워졌고, 다음 세대에 복음은 온전히 전수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성과 도덕성을 상실한 교회는 세상 속 신뢰를 잃고 있으며, 삶과 신앙이 분리된 현실은 청년 세대의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한국교회는 복음 전래 140주년을 맞아 십자가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강단의 복음 회복, 제자 양성 중심의 교회 본질 회복, 다음 세대에 복음을 삶으로 전수하는 실천, 그리고 세상 속에서 다시 복음을 증언하는 선교적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 참된 기념은 과거의 자랑이 아니라, 회개와 결단을 통해 미래를 복음 위에 다시 세우는 데 있다.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덕주 교수(감리교신학대학교 명예교수, 한국교회사)가 ‘한국기독교 선교 140년 회고와 전망“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140주년은 단순한 연차의 기념이 아니라, 성경적 상징성과 한국교회 역사적 전환점을 담고 있는 의미 깊은 시점으로 평가된다. 저는 이를 두 개의 70년으로 나누게 되었는데, 첫 번째 70년(1885–1955)은 한국전쟁 직후 무너진 교회를 외형적으로 재건하던 시기로 보았고, 두 번째 70년(1955–2025)은 내적으로 무너진 지도력과 영성을 회복해야 할 시기로 보게 되었다. 한국교회의 붕괴된 정신적 토대를 돌아보며, 단순히 건물이나 규모의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가 19세기 말 한국에 들어왔을 때부터 한국 사회와 민족의 삶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초기 신학교 교수들과 졸업생들이 들고 있던 성경, 국기, 기독교 서적은 기독교가 단순한 외래 종교가 아니라 민족의 자각과 세계화를 향한 도구였음을 상징한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 해방과 자주를 위한 독립운동에 앞장섰고, 신사참배 거부 등 영적 저항의 전통도 함께 이어졌다. 윤동주의 가문과 같은 사례를 통해 기독교가 민족적 신앙과 실천적 삶으로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어 ”140년의 역사는 세 시기로 나뉜다. 제1기는 19세기 말부터 1910년까지 평등과 자유의 기독교 가치가 전통 유교 사회에 도전하던 시기였다. 제2기는 1910~1945년 식민통치 하에서 교회가 민족 독립과 자주성을 추구했던 시기로, 3.1운동에 큰 역할을 했다. 제3기는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로, 남북 분단과 독재, 민주화 운동 속에서 교회는 양극단의 모습을 보이며 부흥과 분열, 정치화와 사회적 신뢰 상실이라는 이중적 현실을 함께 경험했다. 교회는 전도와 선교뿐 아니라 민족 통일과 사회 치유의 주체로서 역할이 요청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40년의 역사 속에 남아 있는 잔재들인 봉건적 질서, 배타적 민족주의, 교파 간 분열을 성경의 진리로 정화하고 청산해야 할 시점이다. 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자유, 해방, 평화를 회복하고, 한국 사회의 도덕성과 공동선 회복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새롭게 감당해야 한다. 이것은 단지 과거의 기념을 넘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복음 안에서 재정립하는 영적 개혁의 시작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임희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명예교수, 교회사)가 ‘한국 기독교 140년의 역할: 공공신학적 사회 책임과 회복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임 교수는 ”한국 개신교는 1885년 미국 선교사들의 입국과 함께 학교와 병원을 통한 간접 선교로 시작되었으며, 이는 기독교 공동체의 공공신학적 사회 책임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한국 기독교는 한글 성경 번역, 교육, 의료, 농촌운동, 독립운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지만, 현대에는 교회와 사회의 소통 단절과 신뢰 부족으로 인해 그 공공성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공공신학의 성경적 기반은 사도행전에서 드러나는 초대교회의 공동체성과 나눔의 실천에서 찾을 수 있다. 신앙 공동체는 예배와 식탁, 재산 공유를 통해 사랑의 공동체로 발전했으며, 이는 성령의 임재로 가능해졌고, 복음 공동체가 곧 사회적 공동체가 되는 신학적 근거로 자리잡는다. 이러한 초대교회의 이상은 오늘날에도 기독교가 사회에서 공적 역할을 감당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장로교는 1894년 공의회, 1912년 총회 창립, 1922년 헌법 제정을 통해 대의민주주의와 자치 교회 체제를 구축했으며, 이는 민주공화제의 사회적 원리와 일치한다. 장로교의 평등주의는 양반과 천민 구분 없이 장로를 선출하는 등 교회 내 민주주의 실현으로 나타났고, 이는 3.1운동과 상해 임시정부 수립, 광복 후 민주국가 수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장로교의 정치 체제는 입헌주의, 집단지도, 세계교회 연합이라는 원리에 기반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교회와 사회 모두에서 민주공화제 대의민주주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더 이상 폐쇄적 자족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하는 공적 역할, 즉 소금과 빛, 민주주의 파수꾼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는 사회 정의, 창조질서 보존, 공정한 기회 제공, 인간 존엄성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판호 교수(영산신학연구원 총장, 조직신학)가 ‘한국기독교 140년의 도전, 성장과 전체 진단: 다음 세대를 위한 교회 혁신 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한국 기독교는 140년의 역사 속에서 눈부신 성장을 경험해 왔다. 초기에는 1907년 평양 대부흥운동과 같은 성령 체험 중심의 회개 운동이 신앙의 공공성과 공동체성을 형성했으며, 교육과 의료, 민족정체성 회복에 기여했다. 이후 70~80년대에는 제자훈련과 평신도 양육, 카리스마적 리더십, 효율적 사역모델, 선교 열정 등을 통해 교회가 대형화되며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한국은 세계 2위의 선교사 파송 국가로 도약했고, 오순절적 성령 체험은 교회 신앙의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2010년대 이후 한국교회는 급속한 세속화, 탈종교화, 성령 사역의 주변화, 신학적 약화 등으로 인해 성장 정체를 맞았다. 개인주의화된 신앙과 공동체의 소외, 사회적 신뢰 상실, 교회와 정치의 결탁 이미지 등은 청년층의 급격한 이탈로 이어졌다. 신앙의 전수가 실패하고 교회는 더 이상 공공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직면했다. 성도들은 소비자적 신앙으로 전락했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예배 등으로 전통적 공동체성도 약화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한국 교회는 다음 세대와의 연결을 위해 신학적 재구성과 실천적 혁신이 절실하다. 삼위일체적 공동체론을 바탕으로 세대 간 통합, 감정과 실천 중심의 전인교육, 세대통합적 리더십 전환, 디지털 시대의 문화적 감수성에 부합하는 사역 재편이 요구된다. 더불어 지역사회와의 연대, 공간의 재구성, 사회적 책임 회복을 통해 교회는 다시금 공공성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교회는 이제 다음 세대를 공동기획자로 인식하고, 하나님 나라를 향한 ‘새 일’을 함께 이뤄갈 공동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