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증가에 힘입어 6월 수출 반등

미국 관세 압박에도 반도체·자동차·바이오 수출이 회복세 주도
서가람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6월 수출입 동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지난 6월 한국의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하며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주요 품목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은 598억 달러(약 80조800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6.8% 늘어난 28억5000만 달러에 달하며, 조업일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반기 전체 수출은 33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003% 소폭 감소했다. 1분기에는 -2.3% 감소했으나, 2분기에는 2.1%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월평균 수출은 558억 달러로, 상반기 기준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가장 눈에 띈 품목은 반도체였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6월 반도체 수출은 149억7000만 달러(11.6%)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732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했다.

컴퓨터(SSD)는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고용량 eSSD 수요 증가로 13억3000만 달러(15.2%)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스마트폰 호조에도 부품 수출 감소로 10억2000만 달러(-3.6%)에 머물렀다.

자동차 수출은 미국의 25%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며 6월 63억4000만 달러(2.3%)로 사상 최대 6월 실적을 올렸다. 전기차 수출이 17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데다 하이브리드차와 중고차 수출도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상반기 전체 자동차 수출은 1.7% 감소한 363억6000만 달러였지만, 역대 2위 수준의 실적이다.

바이오헬스는 바이오의약품 수출 확대에 따라 11억1000만 달러로 6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선박 수출도 25억 달러(63.4%)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상반기 바이오헬스 수출은 82억 달러(11% 증가), 선박은 139억 달러(18.8%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은 각각 36억2000만 달러(-2.0%), 33억6000만 달러(-15.5%)로 감소했다. 저유가 기조와 글로벌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미국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 부진으로 112억4000만 달러(-0.5%), 중국은 반도체와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부진으로 104억2000만 달러(-2.7%)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 미국 수출은 621억8000만 달러(-3.7%), 중국은 604억9000만 달러(-4.6%)로 나타났다.

EU(58억 달러, 14.7% 증가), 아세안(97억6000만 달러, 2.1% 증가), 인도(15억9000만 달러, 2.3% 증가), CIS(11억 달러, 18.5% 증가), 중동(19억 달러, 14.8% 증가), 중남미(24억 달러, 3.3% 증가), 일본(25억 달러, 3.0% 증가) 등 주요 지역에서는 수출 증가가 이어졌다. 특히 대만으로의 반도체 수출은 43억4000만 달러(31.0% 증가)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농수산식품과 화장품도 각각 10억3000만 달러(7.7%), 9억5000만 달러(22.0%)로 역대 6월 최대 실적을 올렸다.

6월 수입은 507억2000만 달러(-3.3%)로 집계됐다. 에너지 수입은 85억5000만 달러로 14.6% 줄었지만, 반도체 장비 등 에너지 외 수입은 421억7000만 달러(7.9%)로 증가했다. 상반기 전체 수입은 3069억 달러(-1.6%)로 나타났고, 이 중 에너지 수입은 595억 달러(-15.3%) 감소했다.

이에 따라 6월 무역수지는 90억8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월 이후 최대치이며, 무역흑자 행진은 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전체 무역수지는 278억 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48억 달러 개선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올해 상반기 수출은 미 관세, 경기 둔화, 중동 지역 불안 등 전례 없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특히 6월 플러스 전환은 품목과 시장 다변화를 위한 민관의 노력이 성과를 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서가람 무역정책관은 "반도체, 바이오, 선박 등 새로운 품목이 선전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시장을 지키기 위해 분투한 결과"라며 "특정 품목과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수출 다변화 정책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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