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 사태 이후 정부가 추가 수련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수련 병원을 떠난 전공의 10명 중 6명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다수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공의 사직자 및 임용 포기자 8791명 중 5399명, 즉 61.4%가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취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의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한 후, 전공의 수련 과정을 밟지 않고 바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의사를 뜻한다. 이번에 일반의로 재취업한 5399명의 병원 유형별 분포를 보면, 의원급 의료기관이 3258명으로 60.3%를 차지했다. 이어 병원급 1312명(24.3%), 종합병원 712명(13.2%), 상급종합병원은 117명(2.2%)에 그쳤다.
이들 전공의들이 재취업한 지역도 수도권에 집중됐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 일하고 있는 전공의는 전체의 절반 이상인 1149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급으로 재취업한 3258명 중 68.2%에 해당하는 2221명은 수도권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탈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추가 수련 모집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은 오는 27일 오후 5시까지, 서울대병원은 같은 날 오후 6시까지 원서 접수를 마감한다. 합격자는 30일 발표되며, 6월 1일부터 내년 5월 31일까지 수련을 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 김선민 의원은 "이미 전공의 61%가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했으며, 그 중 대부분은 중증 환자가 집중되는 병원급 이상이 아닌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전공의 추가 모집을 추진하며 특혜를 주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선 이후 불거진 의료 대란 문제에 대해 이 부분도 포함시켜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