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부서 교회 건축 반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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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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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남술라웨시 주 마카사르에 있는 99 돔 모스크. ©Government of Republic of Indonesia, public domain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남부에서 활동해온 한 교회가 예배당 건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DI는 토라자 기독교 교회(Toraja Christian Church) 란라키(Lanraki) 지회가 지난 2년간 마카사르(Makassar) 시 비링카나야(Biringkanaya) 지역에서 가정집을 이용해 예배를 드려왔다고 밝혔다. 교회 측은 신자 증가에 따라 더 큰 예배당이 필요해 지난해 5월 건축 허가를 신청했으며, 당시 주변 주민들의 지지를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달 4일, 마카사르 시 경찰 주택단지 인근에 "우리는 파체락강(Paccerakkang) 마을의 모든 무슬림 주민으로서, 특히 RW 02 RT 02 및 RT 03 거주민으로서 교회 건축과 종교 활동을 영원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됐다.

교회 건축위원회 대표 마키스 와타(Makis Wata)는 "우리 교회는 지난 2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예배를 드려왔다"며 이번 반대 움직임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교회는 한 성도의 작은 집에서 시작됐다. 인근 주민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건축 허가 신청 과정에서도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도로 조명을 설치하는 등 문제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교회 측은 이번 반대 현수막이 정체불명의 인물들에 의해 게시됐으며, 이에 관여하지 않은 지역 주민들이 같은 날 이를 철거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 법률지원재단(YLBHI) 마카사르 지부의 이안 히다얏(Ian Hidayat)은 현지 언론 IDN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현수막은 혐오 발언에 해당하며 종교 간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이러한 차별적 행위는 용납될 수 없으며, 법 집행 기관이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링카나야 지역 책임자인 줄리아만(Juliaman)은 "해당 현수막은 인도네시아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교회 건축 반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서로 다른 종교 공동체는 상호 존중을 우선해야 하며, 지역 사회의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CDI는 종교 간 협력 포럼(FKUB) 관계자와 여러 공무원이 교회 부지를 직접 방문해 상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교회 측에 따르면 FKUB 관계자는 "이곳은 넓은 공터이며, 인근에 주택도 없다. 가장 가까운 건물은 도로 끝에 위치한 4층짜리 경찰 기숙사"라며 반대의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FKUB 측은 추가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교회 측과 반대 주민들 간의 중재를 시도할 계획이다.

CDI는 지난해 서자바 주 치비농(Cibinong)에서 크리스마스 예배 개최를 금지당했던 인도네시아 오순절 교회(GPdI)의 니키 와카리(Nicky Wakkary) 목사는 란라키 교회 성도들에게 "믿음을 지키고 서로를 지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정부 및 주민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세타라 연구소(Setara Institute for Democracy and Peace)의 헨다르디(Hendardi) 대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종교적 불관용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라보워 수비안토(Prabowo Subianto)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0일 취임했지만, 그의 정부는 종교 자유 문제를 우선 과제로 다루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CDI는 현재 인도네시아 인구의 11.43%가 기독교인이며,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3.23%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스(Open Doors)의 2024 세계 감시 목록(World Watch List)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사회는 점점 더 보수적인 이슬람 색채를 띠고 있으며, 선교 활동을 하는 교회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공격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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