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피터 쿠할라의 기고글인 ‘기독교인들에게 정치적 불일치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중요하지 않은 이유’(For Christians political disagreement matters little in God's grand purposes)를 4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쿠할라는 스웨덴 북부 잠틀란드의 산악 지대에 있는 오퍼달 크리스천 펠로우십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교회에서 설교자로 섬기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왜 세상은 끝없는 다툼에 빠져 있는 것일까? 마치 우리는 "논쟁의 영(spirit of brawling)"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회와 미디어에서, 심지어 기독교 내부에서도 우리는 격렬한 논쟁을 벌인다. 서로를 향해 말을 무기 삼아 돌을 던지는 전장과도 같다. 마치 규칙도 이성도 없이 링에 올라 상대를 무차별적으로 때리는 복싱 경기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런 논쟁이 실제로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설득되지 않고, 아무도 자기 견해를 바꾸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싸우는가?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분열을 초래하고 평화를 해치며, 성경이 명령하는 ‘모든 사람과 화평을 유지하라’는 말씀을 거스르게 된다.
내가 보기에는 정치적 선거도 점점 더 소수의 부동층이나 첫 번째로 투표하는 사람들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나머지 대다수는 평생 동안 변함없이 좌파든 우파든 같은 선택을 하며, 투표소에서 손이 흔들리는 일조차 없다.
그렇다면 우리가 소셜 미디어나 신문 기사 댓글에서 벌이는 언쟁이 사실은 전혀 효과가 없는 싸움이라면 어떨까?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논쟁
오늘날 우리는 불필요한 논쟁을 얼마나 많이 벌이고 있을까? 트럼프와 머스크 같은 인물은 미국 바깥에서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논쟁거리가 아닐 수도 있다. 기독교인들이 주로 다투는 문제도 신학이 아니라 정치나 이데올로기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때로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논쟁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큰 그림에서 보면 그렇게 중요한 일은 아니다. 좌파든 우파든, 우리가 죽음을 앞둔 순간에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 순간 우리는 오직 하나님만을 생각할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너무 쉽게 정치와 성경을 혼합한다. 적그리스도, 종말, 기독교적 가치 수호에 대한 논의가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처럼 끝없는 말다툼이 벌어지는 전쟁터에서 의미 없는 소모전에 뛰어들어야 할까? 우리는 서로를 검게, 푸르게, 갈색으로, 붉게 칠하며, 모욕하고 악마화하며, 마치 모래밭에서 싸우는 어린아이들처럼 행동한다.
가족 안에서의 평화로운 공존
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나의 가족을 돌아보며, 서로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해 왔음을 본다. 내 가족 중에는 공산주의자도, 자본주의자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함께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예수님을 따르지 않기에, 이런 화목한 분위기가 성령의 열매인 인내와 절제 때문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저 우리는 서로 다른 가족 구성원으로서 화목하기로 결정했을 뿐이다.
내가 태어난 핀란드에서는 1918년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 이후, 정치적 이념의 대립이 여전히 날카롭게 존재한다. 그때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총을 겨누고 죽이기도 했었다. 내 가족의 해결책은 단순했다. 우리는 논란이 될 만한 주제에 대해 침묵했다. 대신 공통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했다. 정치 이야기는 절대 언급하지 않는 불문율이 되었으며, 이는 소련 시대부터 핀란드인들이 생존을 위해 익혀 온 방식이었다.
지금도 나는 가족과 대화할 때 같은 방식을 사용한다. 만약 논쟁이 뜨거워지고 말들이 미사일처럼 오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즉시 "정치 금지(No politics!)"를 선언하며 대화를 중단한다.
논쟁을 멈추고 그리스도의 사명에 집중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왜 성령의 열매(갈라디아서 5:22-23)가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일까? 우리는 내 가족이 찾은 평화로운 공존의 비결을 배울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리 자신을 기독교인이라 부르는 우리는, 논쟁의 칼을 가는 일을 멈출 수 있을까? 이길 가능성이 없는 싸움을 그만두고 "논쟁의 영(spirit of brawling)"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우리도 "정치 금지!"를 선언하고, 대신 예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대사명(The Great Commission)을 수행하는 데 마음을 모을 수 있을까?
이 말씀을 기억하길 바란다: “너희 마음 속에 독한 시기와 다툼이 있으면 자랑하지 말라. 이는 진리를 거스르는 거짓말이라. 이러한 지혜는 위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요, 세상적이며, 정욕적이며, 마귀적인 것이라. 시기와 다툼이 있는 곳에는 혼란과 온갖 악한 일이 있음이라. 오직 위로부터 난 지혜는 첫째 성결하고, 다음에 화평하며, 온유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편견과 거짓이 없나니,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 (야고보서 3:1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