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말하는 ‘불신의 마음’은?

로빈 슈마허(Robin Schumacher)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기독교 변증가이자 작가인 로빈 슈마허의 기고글인 ‘망연자실하게 만드는 불신을 우리가 믿을 수 없는 이유는’(Our astounding ability to disbelieve is unbelievable)을 최근 게재했다.

기독교 변증가로 활동하고 있는 슈마허는 작가로도 활동하면서 많은 책을 냈고 미국 내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다. 이란 정부의 지도자들과 같은 극단주의자들만이 홀로코스트가 신화에 불과하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얀 판체브스키(Bojan Pancevski)가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보도한 바에 따르면, 103개국 및 지역에서 5만 8천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거의 4분의 1이 홀로코스트에 대한 역사적 기록이 과장되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슬람권 국가에서 홀로코스트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응답자의 단 16%만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23%만이 주류 역사가들이 설명하는 방식대로 홀로코스트가 일어났다고 믿었다. 어쩌면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전 세계 응답자의 5분의 1이 홀로코스트에 대해 들어본 적조차 없다는 것이다.
이 모든 증거가 존재하는데도 왜 사람들은 홀로코스트를 믿지 않거나 배우지 않았을까? 동일한 연구에서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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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체브스키는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전 세계 성인의 약 절반이 반유대주의적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응답자의 46%, 이를 전 세계 인구로 환산하면 약 22억 명 정도가 반유대주의적 태도를 보였다. 2014년 처음 실시된 이후 이번 조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반유대주의 수준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가 모든 신념을 증거와 진리에 근거해 결정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은 인지적 편향(cognitive biases),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집단 사고(groupthink),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등의 요인으로 인해 기존 신념에 반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 경우에는 ‘동기화된 추론(motivated reasoning)’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 이는 특정 신념에 대해 강한 감정적 이해관계를 가질 때, 정보를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원하는 결론을 지지하는 방식으로 해석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우리가 감정보다 먼저 반응하도록 설계된 본능적인 반응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현대 사회는 ‘모더니즘(Modernism)’에서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을 거쳐 이제는 ‘포스트트루스(Post-truth, 탈진실)’ 시대로 이동했다. 즉, 객관적 사실보다 감정적 호소와 개인적 신념이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반유대주의와 대학 캠퍼스의 반응

이 같은 변화가 이번 연구의 반유대주의적 결과와 연결되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그에 대한 반응이다. 당시 일부 미국 대학 캠퍼스에서는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을 축하하는 행위가 벌어졌다. 그 후 두 달 뒤 열린 미국 의회의 반유대주의 청문회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뚜렷이 드러났다. WSJ의 조슈아 샤핀(Joshua Chaffin)은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하버드, 펜실베이니아 대학, MIT의 세 명의 대학 총장들은 학내의 미세 공격(microaggressions)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었음에도, 유대인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C. S. 루이스(C. S. Lewis)가 그의 에세이 〈믿음의 완고함(On Obstinacy in Belief)〉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어떤 신념이 ‘굳건하다’고 할 때, 이는 현실의 모든 공격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의미한다.”

성경이 말하는 ‘불신의 마음’

성경은 인간이 진리를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준다. 그중 두 가지 경고가 특히 눈에 띈다.

첫째, 성경은 사람들이 진리를 억누른다(suppress the truth)고 가르친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가 말했듯이 “진리의 반대되는 것이 증명될 수는 없다.”고 말이다. 따라서 로마서 1장 18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경고한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하지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부터 나타나나니” (롬 1:18)

진실이 드러나면 사람들은 격렬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바울이 갈라디아서에서 던진 질문처럼 말이다. “내가 너희에게 진리를 말하므로 너희의 원수가 되었느냐?” (갈 4:16)

둘째, 성경은 불신의 마음을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형제들아 너희 중에 누구든지 믿지 아니하는 악한 마음을 품고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서 떨어질까 조심하라” (히 3:12)

히브리서 기자는 이후 다시 한번 강력한 경고를 덧붙인다. “너희는 삼가 말하는 이를 거역하지 않도록 하라. 땅에서 경고한 그들을 거역하고도 피하지 못하였거든 하물며 하늘로부터 경고하신 이를 배반하는 우리일까 보냐” (히 12:25)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진리를 전하는 ‘올바른 동기화된 추론’(right motivated reasoning)을 해야 한다. 성경은 다음과 같이 가르칩니다. “우리가 주의 두려우심을 알므로 사람들을 권면하노라” (고후 5:11)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도 비슷한 말을 남겼다. “종교를 매력적으로 만들라. 선한 사람들이 그것이 사실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하라. 그리고 그것이 사실임을 보여주라.”

그러나 성경은 이렇게 경고한다. “그들이 진리의 사랑을 받지 아니하여 구원을 받지 못함이라” (살후 2:10)

홀로코스트 부정과 영적 전쟁

마지막으로, 홀로코스트 부정과 이스라엘에 대한 증오 뒤에는 영적 요소가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요한계시록 12장은 사탄이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그분의 말씀(성경)과 예수 그리스도(인간으로 오신 하나님)를 세상에 보내셨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은 사탄의 영이 오늘날 세상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때에 너희는 그 가운데서 행하여 이 세상의 풍조를 따르고 공중의 권세 잡은 자를 따랐으니 곧 지금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이라” (엡 2:2)

결국, 인간이 진리를 믿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성령의 역사이다. 사탄이 눈을 멀게 한 불신자들의 마음을 하나님의 영이 열어주셔야만 우리는 진리를 깨달을 수 있다. 오늘 여러분이 기도 제목을 찾고 있다면, 이것이 좋은 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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