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언제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우선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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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더함 목사, 최근 마스터스 세미너리 특별강좌서 ‘바울공동체와 초대교회’ 주제로 강연
마스터스 세미너리 제7회 특별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마스터스개혁파총회 제공

마스터스 세미너리 제7회 특별강좌가 최근 서울 은평구 소재 바로선개혁교회(담임 최더함 목사)에서 ‘바울공동체와 초대교회’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날 최더함 목사는 로마서에 나타난 바울 공동체 구성원들에 대해 설명했다.

최 목사는 “에드윈 저지(Edwin Judge, 호주 고대사학자 및 로마사회사 전공) 교수는 「The Early Christians as a Scholastic Community」(1961) 논문을 통해 바울 주변 인물들에 대한 사회사적 연구를 통해 초기 기독교 공동체의 성격을 규명하려고 시도하여 역사신학 및 신약연구에 큰 공헌을 했다”고 했다.

로마서 16장의 인물들에 대해

그는 “로마서 16장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26명”이라며 “여기에 바울이 개인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통해 소개받은 인물이 9명이다. 인종적으로도 다양했는데, 인물들 중에서는 유대인, 노예, 여성(총 26명 중 8명) 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이점은 동방지역에서 로마로 이주한 사람들과 그리스 동부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있었다”며 “‘에베네도’는 아시아에서 첫 개종자이며, ‘안드로니고와 유니아’ 또한 바울과 로마에서 투옥된 사실이 있었다. ‘아굴라’는 본래 ‘본도’(Pontus) 출신이며, ‘뵈뵈’는 아가야 지방의 항구도시인 겐그레아 출신, 이외 ‘버시’도 로마 출신이 아닌 동부지역 출신으로 본다”고 했다.

또 “스다구, 아벨레, 레로디온, 버시, 블레곤, 바드로바, 허마, 아순그리도, 빌롤로고, 올름바 등은 그리스 동부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로 본다”고 덧붙였다.

바울 서신서의 인물들에 대해

최더함 목사는 “사도행전 이후 바울 서신서에서 바울과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거나 교제한 이들은 약 80명에 이른다”며 “성경은 이 사람들에 대해 대부분 이름 외에는 사회적 지위나 신분 등 다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에드윈 저지는 80명 가운데 40명은 바울의 선교 활동을 후원한 것으로 보고, 이들을 ‘부유하고 교양있는 사회적 엘리트들’로 추정한다”며 “다른 40명은 바울을 따르던 사람들로서 바울과 함께 선교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본다”고 소개했다.

최 목사는 주요 인물에 대해 “먼저, ‘뵈뵈(Phoebe)’는 고린도 동쪽의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으로 성경에서 단 한 번 언급되며, 이름의 뜻은 ‘순수함’”이라며 “바울의 2차 전도여행 때 만났고, 이후 바울의 보호자가 되었다”고 했다.

이어 “뵈뵈는 독립적 부양 능력을 지닌 여성으로서 바울의 여행경비를 부담하는 등 재정적인 후원을 했을 뿐 아니라 초기 바울공동체의 여러 사람의 후견인으로 사역했다고 본다”며 “또 로마제국 안에서 먼 길을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남편과 동행한 경우이므로 그녀는 과부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는 성경에서 여섯 번 정도 언급되며, 4번에 걸쳐 아내의 이름이 남편에 앞선다”며 “이는 브리스길라가 아굴라보다 교회공동체 안에서는 더 중요한 인물이자 역할을 감당했다는 것을 증언한다”고 했다.

이어 “두 사람은 비교적 안정된 중류층 이상의 계층에 속한 사람들로서 충분히 개인적인 복락을 누릴 수 있었지만,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를 위해 바울과 그 동역자들의 후견인 사역에 최선을 다했다”며 “그리고 복음을 위해 개인적인 삶보다 교회의 사역을 더 우선시한 그리스도인 부부의 ‘롤 모델’이 된다”고 했다.

최더함 목사는 “‘안드리니고와 유니아’는 오직 로마서 16장 7절에만 언급된다”며 “두 사람은 바울의 친척이었고, 바울과 함께 투옥되었고, 사도들에게 유명한 사람으로 알려졌으며, 바울보다 먼저 신앙을 가졌다. 이로 미루어 이들은 초기 예루살렘 신앙공동체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고, 헬라파 유대인으로 로마교회의 창립 멤버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리고 이어 “‘가이오와 그리스보와 에라스도’가 있다. 가이오는 사회적으로 지체가 높고 큰 재력가였으며, 그리스보는 회당장, 에라스도는 고린도시 재무관이었다”고 소개했다.

노예와 초기기독교

최 목사는 “인구의 20~30%가 노예였다”며 “바울이 유독 로마서 서두에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소개한 것은 로마교회 고인의 다수가 노예 출신임을 암시한다”고 했다.

이어 노예 출신의 사역자들에 대해 “먼저, ‘암블리아와 우르바노’는 로마서 16장 8절에 한 번 언급된다. 바울은 그를 가리켜 ‘주 안에서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라고 말한다. ‘암블리라’는 라틴식 이름인 ‘암블리아스’의 축약형으로 로마 노예들 이름으로 흔했고, ‘우르바노’도 노예 출신”이라고 했다.

또 “‘오네시모’는 ‘쓸만한 놈’이라는 뜻으로, 빌레몬서에 등장하며, 고린도에서 에베소에 있는 바울에게 고린도교회의 형편을 전해 주었던 ’글로에의 집‘ 사람들도 노예이거나 자유인이 된 노예들로 본다”며 “무명인들도 있었는데, 별도의 이름을 주어지지 않고 째 놈(프리모), 둘째 놈(세군도), 셋째 놈(더디오), 넷째 놈(구아도)으로 불려졌으며, 이외에도 루포, 빌롤로고, 에바브로디도, 유두고, 나깃수 등이 있다”고 했다.

최더함 목사는 “초기기독교는 사회구조의 개혁이나 개선에 직접적이거나 구체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았으며, 기존의 노예제도를 현실적으로 묵인했다”며 “그 이유는 사회 이념과 세계관은 회귀론적 역사관이 대세여서 과거가 중요한 표준이 되어 새로움(res novae)을 수용하는 일이 낯설었던 시절이었다. 로마사회에서는 사회개혁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바울도 노예제도 그 자체의 폐지나 변개에 대한 관심보다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대하라고 권면했다. 베드로 사도 또한 마찬가지”라며 “인간적 입장에서 볼 때 이러한 가르침은 간혹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독일 자유주의 신학자 에른스트 트뢸취(Ernst Troeltsch, 1865~1923)는 ‘예수나 초대교회는 모두 사회개혁에 무관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모든 의문을 잠재우는 하나의 말씀은 사도 바울에게서 나왔다. 그는 불의한 상전에게도 그리스도에게 하듯 순종할 것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범사에 우리 구주 하나님의 교훈을 빛나게 하려 함이라’(딛 2:10)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비록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시급한 개혁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다”며 “그만큼 사회적 문제의 접근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모순과 부조리에 대해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의 실천으로 점진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악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해서도 우리는 그를 위해 기도하며 그가 하나님의 일꾼으로 일하기를 소망해야 한다”며 “동시에 하나님을 대적하는 모든 통치에 대해 비폭력 저항의 목소리를 내며 계속 권면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 이 모든 저항의 행위는 반드시 인격적이고 하나님의 방식, 즉 성경이 지시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지금 당장 무엇을 결행하려는 마음이 들거든 지금 당장 무릎을 먼저 꿇고 기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기도만이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분별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자에게 갈 길을 보여주시고 지시하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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