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이 보이는 것 지배하는 세상 됐으면”

교회일반
인터뷰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 2] 의의나무감리교회 담임 문반석 목사
 의의나무교회 담임 문반석 목사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2’를 진행한다. 일곱 번째 주인공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소재 의의나무감리교회 담임 문반석(47) 목사다. 문 목사는 목회자 가정에서 자랐지만 청소년 시절부터 반항아로 살았다고 한다. 태권도 선수 출신으로 대학교 때는 무신론에 심취했다고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절 신앙적 방황이 훗날 목회에서 큰 무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초부터 교회 개척을 시작한 그가 어려움을 극복한 것도 관계전도를 통해 교회 성도들을 진심으로 대했기 때문이라고.

문 목사는 “집에서 교회 청년들을 위해 식사를 직접 준비해 교회나 심방 현장에서 직접 대접해 왔다”며 “1주일에 5번 정도 학교로 직접 찾아가 심방하고 있다. 1~2명 정도 만나 깊은 교제를 나누고 있다. 특히 제가 무신론자 출신이니, 그들이 묻는 신앙적인 의문에 대해 내 삶의 경험을 곁들여 답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원래 무신론자였다. 어렸을 때부터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면서 숙소 생활을 시작했다. 원래 목회자 가정에서 자랐지만 집에서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았고, 사춘기 시절부터 교회의 좋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면서, 강한 반발심에 사로잡혀 무신론자로 생활했다. 대학교 때는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 등 무신론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 내가 차라리 목회자가 돼서 떳떳하게 살아보자고 결심해 태권도 관장을 겸임하면서 한국침례신학대 신학과(B.A), 협성대(Th.m), 목원대(M.Div)에서 목회자 수련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신학과 3학년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중간에 캐나다로 이민을 가 태권도사범으로 활동하는 등 여러 가지 중간 과정이 있어, 뒤늦게 2019년부터 전임 목회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문반석 목사가 캐나다에서 태권도 사범이었을 때 모습. ©문반석 목사 제공

-어떻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는가?

“한 목회자분을 통해 예수님의 향기를 느껴 도전을 받았다. 그 분의 삶을 통해 예수님의 말씀을 만났다. 그분은 소외계층을 많이 도우시는 목회자셨다. 내게 ‘사역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목회자 준회원 과정을 밟기 시작하면서 기감 동작지방회에서 관리하던 이 교회로 파견 받아 2020년부터 개척목회를 시작했다. 이곳은 원래 빈교회였다. 그렇게 사역을 시작할 찰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했다. 사역이 난관에 부딪힌 것이다. 준비했던 목회 계획도 정부의 대면예배제한 조치로 좌초되기도 했다.”

-이러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

“관계전도에 집중했다. 내가 태권도 사범으로 있을 당시 가르쳤던 제자를 전도했는데, 그가 다른 체육대학 동기들을 데리고 오면서 이들을 주축으로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감사하게도 지금 예배인원은 약 22명 정도 된다. 모두 남자다(웃음).

제가 태권도 사범으로 있을 당시 가르쳤던 한 청년을 좋은 체육대학에 입학시키려고 정성을 다해 가르쳤다. 친조카처럼 아껴주고 지냈다. 좋은 체육대학에 입학한 그에게 ‘하나님의 선물을 받았구나’라고 축하해주기도 했다. 이후 제가 개척을 준비하던 즈음 그 친구도 우리교회에 등록하더니, 체육대학 동기들을 우리 교회로 데리고 오기 시작했다. 그 친구가 ‘우리 교회 목사님 좋다’고 홍보를 많이 해준 덕택이었다. 저도 체육인 출신이니까 이들과 단순히 목사와 신자 관계가 아닌, 스승과 제자 관계로 지내고 있다.”

-관계전도의 비법이 있다면?

“인간의 계획이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진심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것이다. 이는 말로만 배웠는데 직접 실행해보니 하나님의 큰 은혜를 경험했다. 저는 지금 기러기 아빠다. 캐나다에서 아내와 딸이 생활하고 있다. 그래서 혼자 집에서 교회 청년들을 위해 식사를 직접 준비한다. 김밥, 샌드위치 등을 준비해 교회나 심방 현장에서 청년들을 대접해 왔다. 1주일에 5번 정도 학교로 직접 찾아가 심방하고 있다. 1~2명 정도 만나 깊은 교제를 나누고 있다. 의무는 아니고, 자유롭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제가 무신론자 출신이니, 그들이 묻는 신앙적인 의문에 대해 내 삶의 경험을 곁들여 답해주고 있다. 가령 ‘하나님은 왜 악을 허용 하시는가’ 등등.”

문반석 목사(맨 왼쪽)가 교회 청년들과 함께 찍은 사진 ©문반석 목사 제공

-교회 성도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부분은?

“말한 것처럼 우리 교회 특성상 젊은이들이 많다. 그래서 사회에서 주눅 들지 말고 신앙생활을 하라고 적극 조언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고 지금까지 누적돼왔던 교회의 안 좋은 모습이 드러나니 기독교에 대한 안 좋은 시선 때문에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드러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또는 종교적인 모습으로 신앙생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장 32절)는 말씀처럼, 진리를 알 때 우리는 자유롭다. 성경 말씀 가운데서 은혜를 받고, 정말 말씀 안에 거하면서 이를 통해 옛 사람이 아닌, 새 사람으로서 거듭날 때 우리는 종교적인 모습을 탈피해 하나님이 주시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최근 주일에 전했던 설교 말씀을 알려 달라.

“창세기 4장에서 가인과 아벨이 나온다. 하나님은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셨는데 이에 대한 이유가 성경에서 정확히 기술되지 않았다. 그러나 가인의 행동을 보면 하나님께서 가인의 제사를 받지 않으신 이유를 알 수 있다. 하나님이 제사를 받지 않으셨을 때 가인은 혈기에 가득 찬 모습을 보였다. 그는 하나님의 뜻보다 자기 뜻을 앞세우는 신앙적 모습을 보였다. 하나님이 제사를 받지 않으셨을 때 가인에게 회개와 양심의 마음을 독촉하셨다.

그럼에도 가인은 아벨을 살인한 후에도 ‘내가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라며 하나님 앞에서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점을 유추할 때 하나님은 제사를 드리는 사람의 인격과 삶, 그리고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 예배 드리는 자의 내면과 동기, 그리고 태도를 중시하신다. 제물의 차이가 아닌 것이다. 가인과 아벨의 사건처럼 예배 드리는 자의 내면이 성령인지 아니면 내 뜻이 주인인지를 검토해야 한다.”

-현재 담임하고 있는 교회에서 추구하고 있는 목회적 방향성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거듭난 생명으로 천국의 삶을 지금 살고 누리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말씀 가운데서 말씀으로 나 스스로가 거듭나야 한다. 나 자신으로 그것을 이룰 수 없다. 예수님의 주옥같은 말씀이 많다. 그러나 그것에 순종하려면 인간적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내가, 그리고 내 의가 죽고 겸손하게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기 위해선 기도해야 한다. 우리 힘으로 할 수 없으니 항상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하고 소망하며 살아야 한다. 이를 통해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 삶에서 드러나, 당신 뜻 대로 우리를 인도하는 삶을 살 수가 있다.”

문반석 목사가 설교하는 모습. ©문반석 목사 제공

-앞으로의 목회 계획이 있다면?

“내년 4월 감리교 준회원과정이 끝나고 목사 안수를 받는다. 체육관 목회를 할 계획이 있다. 공단 주변에 편부모 가정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 계층이 많다. 그래서 체육관과 방과 후 돌봄 교실을 접목시켜 하나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로 목회할 예정이다. 지역아동센터와도 연계할 계획도 있다. 교회를 아동들에게 수련비를 따로 안 받고 자유롭게 운동을 시키는 체육관을 겸용해 예배 처소로 활용할 방침이다.

문제는 사회복지와 목회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이다. 한 쪽에만 집중하면 나머지는 놓치는 딜레마가 발생한다.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내게 주어진 과제다.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당신의 뜻을 묻고 우리 교회 청년들이 자원한다면 도움을 받으면서 준비할 예정이다. 아마 효과적인 목회를 위해선 후원을 받지 않고 내가 따로 돈을 버는 ‘자비량 사역’ 형태로 진행할 생각이다.”

-사역하면서 붙들고 있는 말씀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그러므로 예수께서 자기를 믿은 유대인들에게 이르시되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장 31-32절)이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진리란 우리가 죄인임에도 예수님의 십자가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은 것이다. 이것이 복음의 핵심이다. 그러나 신앙은 남의 체험수기가 아니라 내가 삶에서 예수님을 만나야 한다. 즉 자신이 직접 만난 예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 그렇게 말씀이 믿어지면 내 행동 하나하나가 위축되지 않고 타인을 함부로 정죄하지도 않는다.”

-말씀에 기초해 목사님이 전하고자 하는 복음이란?

“십자가를 보고 나의 근본을 잊지 말라는 것이다. 나의 근본이란 나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났으며 그저 먼지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나는 먼지 같은 죄인임에도 예수님이 자녀로 삼아주셨다. 하나님이 주신 새 생명으로 하나님의 말씀이 내 안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면, 그 말씀은 계속해서 나의 양심을 찌르고 성령께서 역사하신다.

또한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 가운데 하나는 이성이다. 이성을 갖고 하나님을 향해 ‘당신은 나의 왕’이라는 사실을 확신하고 고백한다면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중심이 되고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그럴 때 성령께서 우리 삶을 인도하실 것이다. 작은 천국의 삶을 이뤄가는 핵심 중 하나다.”

-이 시대 한국교회 신자들이 놓치지 말아야할 성경적 진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느니라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브리서 11:1-3)을 개인적으로 강조하고 싶다. 믿음의 선배들은 본인들이 아직 보지 못한 것임에도 믿고 바랄 수 없는 중에도 바랐다. 오직 하나님은 자신을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으면서 순종하며 나아갔다.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됐음을 믿음으로 보고 알았다. 지금 이 시대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다. 그런데 이 말씀을 굳게 붙잡아 눈에 보이지 않는 말씀이 보이는 것을 지배하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지금 시대 성도들에게 필요로 한 말씀으로 권면하고 싶다.”

문반석 목사(오른쪽에서 2번째)가 교회를 방문한 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문반석 목사 제공

-끝으로 미자립교회 목회자로서 소속 교단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

“기독교대한감리교회 서울남연회(감독 김정석 목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나세함 프로젝트’로부터 혜택을 받고 있다. 총 기간은 2년인데 지금 막 1년이 넘었다. 정식 명칭은 ‘나누고 세우고 함께하는 프로젝트’로, 기감 서울남연회에서 매달마다 비전교회(미자립교회)에 일정 금액을 물질적으로 돕는 제도다. 현장 미자립교회 목회자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동료 목회자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미자립교회들에게는 한편으론 부끄러움이 될 수 있겠지만 큰 도전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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