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국가의 관계와 언약도의 ‘그리스도의 왕권’ 교리

목회·신학
학회
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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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원 교수, 23일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 정기세미나서 강연
서창원 교수 ©기독일보 DB

한국개혁주의설교연구원(원장 서창원 교수)이 ‘교회와 국가의 관계’라는 주제로 21~23일 제36기 온라인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23일 서창원 교수가 ‘언약도의 교회와 국가’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서 교수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이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자영업자들과 여행업계 및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심각하다. 종교적으로는 기독교의 손상이 가장 크다. 모여야 교회인데 모이지 못한 상태가 지속된 지난 2년 동안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비공식적인 보고가 이어졌다”라며 “소그룹 모임, 기도회는 팬데믹 이전에도 각자도생의 성격이 짙었는데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그 정도가 더 심각해졌다. 정부 주도의 방역 대책이 정부에 부정적인 기독교를 탄압하는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루머가 사실이든 아니든 교회를 향한 정부의 행정명령은 교회에 상당히 우려스러운 손상을 안겨다 주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는 “스튜어트 군주제 아래에서 교회가 점점 더 절대적인 전체국가의 독재정치에 직면하게 되자 나타난 결과가 잉글랜드에서의 청교도 운동의 종식(1661년)과 스코틀랜드 언약도 운동(1638년)의 출현이었다. 언약도들은 하나님을 참되게 예배하는 것과 왕에 대한 진실된 충성 그리고 공공의 행복과 번영을 위한 왕국의 평화를 유지하는 데에 큰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언약도들은 점점 더 일반 대중의 권리와 권징과 예배에서의 교회의 독립성을 보장하는데 모두 큰 공헌을 했다”라고 했다.

이어 “초창기 청교도들이나 언약도들은 대체로 칼빈, 녹스 및 멜빌의 주장을 고수했다. 교황이 국가 권력까지 다 통치할 최고 통수권자라는 교황권 지상주의 원리는 철저히 배격했다. 반대로 국가 통치자가 하나님 나라의 영역까지 통치할 권한을 하나님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왕권신수설을 앞세운 국가만능주의 원리도 완강히 반대했다. 그래서 교회와 국가의 유혈 충돌을 피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언약도들은 회충주의자들이 주장하는 정교분리원칙인 임의기부제도를 선호하지 않았다. 이 입장은 국가의 협조가 필요할 때 교회가 요청할 수 있고 반대로 교회의 협조가 필요할 때 국가는 교회에 요청할 수 있으나 강제적인 것이 아닌 자발적인 입장이다”라며 “어쩌면 지금의 팬데믹 상황은 이 원리를 더욱 돋보이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약도들이 가진 입장은 이와는 달랐으며 그들은 정교분리가 아닌 정교 구분 원칙을 고수했다”라고 했다.

서 교수는 “스코틀랜드 교회사가인 커크튼은 전반기 언약도 운동 기간에 종교개혁 이후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영혼이 그리스도께로 회심하면서 ‘당시 모든 마을에 교회가 세워졌고 모든 마을에 학교가 설립되며 가정마다 성경을 소유하지 않은 집이 거의 없었다’라고 했다. 이러한 지도자들이 이끈 언약도 운동은 찰스 2세의 종교통일령 이후 가혹한 핍박의 시간을 견디며 장로회주의의 승리를 낳은 원천이었다. 이 언약도들은 군주의 횡포와 맞서서 그리스도의 왕적 권리를 강하게 주장했다”라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한 핵심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 그리스도는 양심의 주이시다. 둘째, 그리스도는 교회의 유일한 수장이시다. 셋째, 그리스도의 통치권은 모든 나라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이처럼 언약도들은 죽어가는 시대에 살아있는 진리들이었다. 그들의 고백이 없었다면 장로교의 승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들이 싸운 것은 장로교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왕권을 위해서였음을 주목해야만 한다”라고 했다.

서 교수는 “또한, 언약도들의 원리는 광범위한 결과를 낳았다. 하나님의 복과 함께 수많은 사람이 그리스도에게로 돌이켰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이 되게 하였다. 아울러 거룩한 삶을 살게 했고, 합당하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은 교회를 정화시켰으며 성경에서 우리에게 요구하는 의로움을 반영하기까지 나라를 개혁하는 일에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죽음의 문턱에서 그들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영광스러운 승리를 쟁취했다. 이처럼 모든 만물에 대한 그리스도의 왕권을 주장하는 것은 교회와 국가 사이의 관계 설정에 언약도들의 생각을 지배한 근본 교리였다”라고 했다.

끝으로 서 교수는 “교회의 치리권과 정책 자체는 시민 정부에 예속되거나 간섭을 받는 것이 아닌 독립적이다. 그리고 교회의 통치권이나 시민 정부의 통치권은 다 무제한적이 아니라 제한적 권세임을 기억해야 한다. 두 통치기관이 다 같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신율에 따라야 한다. 이를 어기는 것은 구약의 이스라엘의 최후를 피할 수 없게 된다”며 “사회질서 문제는 교회가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근본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 음부의 권세조차도 해치지 못하는 교회의 권세를 확고히 세워서 그리스도의 이름이 존귀케 되는 역사를 이루어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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