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적 예배 아닌, 회중들의 능동적 기도 살리는 예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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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한국교회 예배를 말하다' 심포지엄 개최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2019 한국교회 예배를 말하다’란 주제로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의 심포지엄이 아현감리교회에서 개최됐다. 13일 오전 9시 반부터, 박혜정 감리교신학대학교 예배학 교수와 김수은 예배 연출가가 발제를 맡았다.

먼저 박혜정 감신대 교수가 발제를 맡으며, 한국 개신교 예배가 ‘수구’적 모습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개신교 전반은 아마 복음적 예배를 외치지만, 전통을 지키는 걸 복음적 예배라 말하긴 어렵다”며 “복음을 지키는 것과 복음을 확장시키는 걸 분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마치 전통에 반한 무슨 일을 하면, 복음을 훼손하는 일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수구와 보수는 엄연히 다른 개념”임을 전했다. 다만 그는 “예배에 있어 실험을 추구할 수 있지만, 실험보다는 복음이 먼저”라고 주문했다.

또 그는 “한국교회 예배의 공통점은 바로 설교를 중심으로 한다”고 밝혔다. 반면 그는 미국 UMC(United Methodist Church)의 정의를 빌리며, “주일 예배를 'Service and Word and Table'”이라며 “한국 교회는 Table 전통이 약하기 때문에, 설교 중심으로 치중된 듯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설교만 부각하는 게 아닌, 모든 예배 순서를 하나님의 말씀이 효과적으로 선포되도록 합력하는데 있다”며 예배 혁신의 당위성을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예배란 기획돼야 함”을 역설했다. 유학시절 경험을 빌려, 그는 “시리아, 북아프리카, 예루살렘, 안디옥 등 초대교회 예식서, 기도문들을 읽고 분석했지만 감동은 없었다”며 “이유는 내가 속한 예배 공동체의 상황과 맥락을 담은 진심의 기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라 밝혔다.

하여, 그는 “전통을 답습하는데 그치지 않고, 예배를 우리 공동체 맥락 안에서 반드시 기획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그는 “큐 사인에는 성령만이 주도하시는 게 아니”라며 “성령님은 우리와 함께 기획하시길 원하신다”고 했다. 덧붙여 그는 “목사님만 주도하는 것”도 아닌 “예배의 기획을 모든 성도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한국 개신교회 성장 동력은 회중들의 능동적 ‘통성 기도’에 있었다”며 회중들의 적극적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예배는 가르침이 아닌 경험의 대상”이라며 “60-80년대 집회를 통한 성령 사역으로 말미암아, 한국 개신교도들은 비로소 예배의 신비를 체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선교사들이 주입한 예배의 형식이 아닌, ‘통성기도’라는 한국 개신교도들의 능동적 기도로 가능했다”며 “성령의 역사하심을 자생적으로 경험하게 된 계기”라고 그는 설명했다. 때문에, 그는 “한국 교회 성장은 기도의 힘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외국 예배자들은 새벽예배에 들리는 한국의 통성기도를 체험하고 파워풀한 성령 역사에 감동 받는다”며 “그러나 주일 예배를 참석한 후, ‘왜 그 파워풀한 통성 기도를 드리지 않느냐’고 묻는다”고 했다. 이를 놓고, 그는 “우리 교회가 지켜온 ‘통성기도’라는 회중의 능동적이고 파워풀한 기도가 형식화된 예배에 길들여지고 있다”며 “우리 예배는 기도를 하기보다 기도를 듣는 것으로 전락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명했다. 결국 그는 “한국 교회 예배를 수동적 기도에서 능동적 기도를 살리는 방향으로 구성해야 함”을 강조했다.

박혜정 감신대 예배학 교수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아울러 그는 “한국 교회 또 다른 특징은 ‘중보 기도단’”이라고 소개했다. 반면 그는 “중보기도제목이 교회 전체 기도제목이 돼야 하는데, ‘중보 기도단’이 정해놓은 기도 안에 맴돌 수 있다”며 “중보기도 제목 또한 교회 전체의 기도제목이 되도록, 모든 회중이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중보기도는 개인 영성, 개인 구원에만 치중된 교회 공동체가 아닌, 예배 공동체 영성을 살리는 중요한 기폭제”라며 “그런 만큼, 모든 예배 구성원들이 자기 입술을 열어 교회를 위해 중보 하는 기도제목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찬송을 넘어 찬양하는 예배 공동체 회복을 주문했다. 그는 “찬양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놀랍고 강한 은총”이라며 “예수께서 감람산에서 십자가 죽음을 앞두시고도 찬양하시면서 그 길을 가셨다”고 설명했다. 하여 그는 “찬양은 능력이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한국 교회 예배 중 입을 열어 찬송하는 회중의 비율이 줄고 있다”며 “노래방에서 부를 10% 열정만 찬양에 쏟아 붓는다면, 은혜가 풍성해지는 예배가 될 것”이라 역설했다. 이를 위해, 그는 “찬양대는 회중들의 찬양을 곁들여 도와주는데 그 주안점을 둬야 한다”며 “우리 예배 공동체가 회중 찬송을 통해 어떻게 더 큰 은혜가 임할지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예배 순서 중 성경봉독의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유대교가 민족의 종교가 된 것은 성경봉독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 성경 봉독은 목사의 설교를 위해 읽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을 자세히 선포해주지만, 결코 하나님 말씀보다 앞설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그는 “성경봉독이 지금보다 더 의미 있게 무게가 실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안으로, 그는 “개별적으로 설교 전 개역개정판으로 성경을 읽고, 설교를 들은 후 현대인의 성경 등 다양한 번역본으로 되새김 한다”면 “말씀이 더 뿌리 깊게 내릴 수 있을 것”이라 제안했다.

더불어, 형식적으로 소홀히 되고 있는 성례전을 마음을 다해 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예수님이 세례 받으실 때, 성부 성령이 임하셨다”며 “이는 성경에서 유일하게 나와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그는 “세례의 현장은 성부, 성자, 성령이 임하는 시공간”이라며 “그 만큼 개인에게 세례는 평생 기억되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집례자가 세례를 베풀 때, 형식적·당위적으로 하는 경향이 짙다”며 “물을 조금만 머리에 묻히는 정도로는 은혜가 풍성히 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아울러 그는 “대한민국이 물 부족 국가라지만, 세례 할 때만큼은 하나님의 은혜를 풍성히 전달하겠다는 마음으로 물을 풍성히 붓자”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까지냐 하면, “세례 받는 사람의 옷이 풍성이 젖을 정도”라고 그는 당부했다. “그 마음으로 집례를 이행한다면, 세례 받는 사람에게 그 순간 성 삼위가 평생토록 교회로 인도 하신다”며 그는 형식적 세례보다, 마음을 싣는 세례를 강조했다.

“성찬도 또한 마찬가지”라고 박혜정 교수는 전했다. 그는 “목회자는 빵 앞에 선 성도를 볼 때, 그의 인생과 삶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며 “이 빵이 주님의 몸이란 마음으로, 성도의 이름을 부르고 여유가 있다면 토닥여 주고 안아주며 성찬을 진행하는 게 좋다”고 제안했다. 그렇게 된다면, “성찬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예수의 사랑을 풍성히 경험하는 신비의 자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끝으로 그는 어거스틴의 말을 빌려, “피조세계는 하나님의 신성한 예술 작품”이라며 “우리 모두는 창조의 능력이 부여된 예술가”라고 전했다. 또 그는 “기도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예술적 영감의 정점”이라며 “기도자는 신학자와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위대함은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임에도, 자기가 경험한 하나님을 기도로 표현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그는 “예배 중 대표 기도에 임하는 사람은 예술 작업이 이뤄지고 있단 생각으로 기도문을 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내게 주신 예술적 영감으로,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겠단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메인 워십 "오라! 생명의 물가로" ©2019예배를말하다컨퍼런스 제공

뒤이어 김수은 예배 연출가와 기획담당총괄 오석진 목사가 대담하는 시간이 있었다. ‘2019 예배를 말하다’ 컨퍼런스는 7개의 실험 예배를 시연했다. 그 중 첫 번째로 ‘오라 생명의 물가’ 예배 순서가 있었다. 이를 기획한 김수은 예배 연출가는 “세례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미지로 남기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생수를 향한 갈급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토색 겨울 이미지 위에 생수가 흐르도록 표현했다”며 “뒷 배경 나뭇가지들도 앙상해서, 생수를 구할 수밖에 없는 우리 마음의 황폐함을 대변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뒤의 흐릿한 레이어 커튼은 물이 내려오지만, 확 내려오지 않은 것 같은 이미지”라며 “이러한 물의 이미지는 예배 중 생수를 갈망하는 우리 심령을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그는 “이런 갈급한 심령이 말씀 선포와 만나면 생수가 곧바로 터져 나오는 이미지로 예배 연출을 했다”고 전했다.

왼쪽은 김수은 예배연출가 오른쪽은 기획총괄 오석진 목사 ©기독일보 노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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