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사법당국, 인권변호사 부부에 '징역 10년'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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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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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크리켓 대표팀 경호 방해 혐의… 기독교인 등 소수자 변호에 대한 보복 논란
파키스탄의 인권 변호사 이만 자이납 마자리-하지르(Imaan Zainab Mazari-Hazir)와 남편 하디 알리 차타(Hadi Ali Chattha)의 모습.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사법당국이 기독교인 등 소수자와 약자들의 인권을 변호해 온 저명한 인권변호사 부부에게 반테러법을 적용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11월 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권력 기관에 저항해 온 변호사들을 향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라왈핀디 아디알라 교도소에 설치된 반테러법원은 10월 29일, 인권변호사 이만 자이나브 마자리-하지르와 그의 남편 하디 알리 차타 변호사에게 반테러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10년과 벌금 10만 파키스탄 루피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무집행방해 및 공무원에 대한 형사적 위력 행사 혐의도 인정해 추가 징역형을 내렸으며, 모든 형기는 동시 집행되어 최종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이번 재판은 2024년 10월 25일 파키스탄을 방문한 영국 크리켓 대표팀의 경호 이동 경로에 설치된 도로 차단막을 부부가 임의로 제거하고 경찰관의 경호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시작됐다. 검찰 측은 이들의 행동이 국제 스포츠 대표팀의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다고 주장했으며, 재판부는 과거 2009년 스리랑카 크리켓 팀 테러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관에 대한 위협이 테러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도소 재판 진행과 불공정성 논란

피고인으로 나선 마자리-하지르 부부는 재판 과정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번 판결이 기독교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변호해 온 자신들을 처벌하려는 보복성 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이들은 피고인 진술을 통해 자신들이 양심수라고 선언하며, 피고인의 방어권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고발했다.

특히 마자리-하지르 변호사는 법원 건물이 아닌 교도소 내부에서 철창 형태의 구조물 안에 갇힌 채 재판받아야 했던 정황을 폭로했다. 그는 변호인 및 판사와의 소통이 차단된 환경에서 재판이 진행됐다며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역시 성명을 내고 이번 재판이 공개적이고 공정한 재판이라는 국제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규탄했다.

기독교 박해·신모독죄 변호에 대한 보복 논란

마자리-하지르와 차타 변호사는 강제 실종 및 고문 피해자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내 기독교인 등 소수 종교 신자들을 위해 앞장서 온 대표적인 인권 변호사들이다. 특히 이들은 파키스탄의 신모독죄에 몰린 기독교인 피고인들을 변호해 왔으며, 이러한 활동은 파키스탄 내 권력 기관들과의 정면충돌로 이어졌다.

이들 부부는 지난 1월 군부를 비판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9월 대법원에서 보석 석방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석방 수 시간 만에 이번 영국 크리켓 팀 경호 방해 혐의를 적용해 재체포했다. 인권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파키스탄 내 시민사회와 법조계의 독립적인 인권 활동을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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