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앤트로픽 “AI, 인류 위협할 위험도”

질병 치료·경제성장 가능성과 함께 위험 공개… 대규모 투자 부담·창업자 지배구조도 명시
인공지능(AI) ©기독일보 DB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첨단 AI가 가져올 혜택과 위험을 함께 제시했다. 질병 치료와 경제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동시에, 안전장치가 부족하면 인류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이날 공개한 IPO 증권신고서에서 90여 쪽에 걸쳐 위험 요인을 설명했다.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투자 부담과 일반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지배구조도 공개했다.

회사는 “충분히 발전한 AI 시스템은 적절한 안전장치와 감독, 보안 조치 없이 개발·배포·운영될 경우 인류에 재앙적이거나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AI의 통제 이탈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과 생물학무기 개발에 악용될 가능성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AI가 작동 중단을 피하려는 자기보존 행동을 하거나 정보를 숨기고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작동을 계속 허용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협박과 유사한 답변을 생성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질병 치료 앞당길 수 있지만 대형 사고 피해도 막대”

앤트로픽은 AI 관련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 한 곳은 물론 보험업계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적 혼란을 일으키거나 권위주의 정권의 감시와 억압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면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등 공동 창업자 7명은 신고서에 첨부한 서한에서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대한 기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생물학과 의학 연구를 가속해 암과 알츠하이머병, 심장병, 희귀 유전질환 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 공공서비스 개선도 기대 효과로 제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위험성을 강조해 온 아모데이 CEO가 최근에는 AI의 긍정적 측면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앞두고 투자자들에게 기술의 잠재적 가치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과 맞물렸다는 해석이다. 앤트로픽은 컴퓨팅 자원을 사업의 핵심 투입 요소로 규정하며 대규모 인프라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매출 급증에도 투자 부담… 분기 성장률은 둔화

앤트로픽은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을 맺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향후 7~10년간 클라우드 컴퓨팅에 지출하기로 한 금액은 아마존 최소 1100억 달러, 구글 약 1145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449억 달러에 달했다. 스페이스X와의 컴퓨팅 용량 계약도 2029년까지 최대 1205억 달러 규모로 제시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63억 달러로 전년 동기 12억 달러에서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807억 달러였으나, 여기에는 자금 조달 계약과 관련한 회계상 평가 조정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21억 달러에서 6억9300만 달러로 줄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10억 달러, 영업이익률 8%를 기록했다. 다만 분기 매출 증가율은 1분기에서 2분기 사이 두 배 이상이었던 데 비해 2분기에서 3분기 사이에는 약 50%로 낮아졌다.

회사는 지금까지의 급성장이 AI 초기 도입 수요에 따른 것일 수 있으며, 앞으로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올해 첫 9개월 매출의 약 25%가 고객 5곳에서 발생해 대형 고객에 대한 의존도도 드러났다.

◈상장 후에도 창업자·신탁 중심 의사결정 유지

앤트로픽 IPO 신고서에는 상장 이후에도 공동 창업자와 별도 신탁이 경영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가 담겼다. ‘장기이익신탁’은 이사회 과반을 선임할 권한을 가지며, 공동 창업자 7명은 특별 주식 1주를 보유한 법인을 통해 전체 의결권의 50.1%를 확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반 주주가 이사 선임이나 주요 주주총회 안건을 좌우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외신들은 설명했다. 창업자들은 이익 극대화와 공공의 이익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결정이 투자자의 기대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앤트로픽은 이르면 다음 달 나스닥 상장을 추진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최대 2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최종 기업가치와 공모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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