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프리카 남수단에 위치한 난민 캠프에서 수단 출신의 기독교 목사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지속적인 살해 위협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월 16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남수단 수도 주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26km 떨어진 고롬 난민 정착 캠프(Gorom Refugee Resettlement camp)에서 수단 다르푸르 출신의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한 감시와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5일 밤 9시경, 이 캠프에 거주하는 드리즈 하룬 카미스 목사의 자택 주변을 약 30분간 배회하던 남성이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이 남성은 휴대전화로 외부의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며 카미스 목사의 동태를 감시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경찰에 구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인 위협을 가할 소지가 있는 인물로 확인됐다.
현지 경찰과 기독교계는 체포된 용의자가 지난 5월 카미스 목사에게 테러를 가했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사주를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극단주의자들은 5월 캠프 내 교회 부지에서 카미스 목사를 기습 공격해 그의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힌 바 있다. 피습 이전부터 지속적인 살해 협박에 시달려온 카미스 목사와 아델 이드리스 목사 등은 9월 27일 다르푸르 기독교 협의회 측에 해당 사실을 공식 보고하고 교계 차원의 지원과 기도를 요청했다. 카미스 목사는 언론을 통해 다가올 날들에 대한 두려움이 크지만 당국의 조치와 신의 섭리를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슬람 극단주의 표적 된 기독교 개종자들… 현지 당국 개입 촉구
이번 사건으로 고롬 난민 캠프 내에 거주하는 다르푸르 출신 기독교인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캠프 내 기독교인 대다수가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현지 이슬람 사원 성직자의 영향을 받은 극단주의 세력은 기독교계의 복음 전파 활동을 정착촌 내 이슬람 신앙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강도 높은 적대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남수단 헌법은 신앙 전파와 개종을 포함한 종교의 자유를 명시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수단 정부 역시 지난 2020년 이슬람교 배교 행위에 대한 사형 제도를 폐지했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선 난민 캠프 내부에서는 여전히 종교적 배타성과 극단주의적 관습이 팽배한 실정이다. 기독교로 개종한 난민들은 고향의 가족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물론, 개종자를 표적으로 한 이른바 명예살인이나 집단 폭력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이에 고롬 난민 캠프의 기독교 지도자들은 당국에 기독교 개종자들을 위한 치안 및 보호 조치 강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종교적 박해를 피해 피난길에 오른 이들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필품 지원 등 근본적인 구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수용 한계 초과한 난민 캠프… 2026년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 악화
종교적 갈등과 더불어 캠프의 열악한 인도주의적 환경도 치안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2010년 분쟁을 피한 에티오피아 난민 2500여 명을 수용하기 위해 유엔(UN)의 지원으로 설립된 고롬 캠프는 지속적인 역내 분쟁으로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2025년 1월 남수단 주바에서 발생한 반수단 폭력 사태로 6800명 이상의 수단 난민이 대거 유입되면서, 2025년 4월 기준 수용 인원이 2만 2000명을 초과했다. 수용 한계를 다섯 배 이상 넘어서면서 식량과 식수, 의료 서비스 부족이 만성화된 상태다.
기독교 박해 실태를 조사하는 여호수아 프로젝트에 따르면 수단은 전체 인구의 약 93%가 이슬람교도이며 기독교인은 2.3%에 불과하다. 국제 기독교 구호 단체 오픈도어선교회는 '2026년 세계감시목록'에서 수단을 전 세계 기독교 박해 국가 4위로 지목했다. 수단은 지난 2021년 13위를 기록하며 6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벗어났으나, 최근 치안 악화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부상으로 다시 박해 지수가 급상승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수단을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해 관리해 왔다. 이후 2019년 특별감시국으로 하향 조정한 뒤 2020년 12월 감시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국경 밖 난민 캠프에서조차 기독교 개종자들을 향한 기독교 박해와 살해 위협이 노골화됨에 따라 국제사회의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