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17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여권 일각에서 김 후보자의 과거 검찰 재직 당시 행적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정부가 후보자 관련 논란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 겸 중수청 개청준비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후보자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에서 관련자 기소에 모두 반대 의견을 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 친인척 관련 사건의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재수사를 명령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을 둘러싼 정치권의 문제 제기에 사실관계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김 후보자가 2022년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입법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를 주장하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재고해 달라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했던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다.
김학의·정진웅 사건 기소 관여 논란에 반박
김학의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은 2019년 수사를 받던 김 전 차관의 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불법성이 있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관련자들이 기소된 사건이다. 이규원 전 검사와 차규근 당시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이 재판에 넘겨졌으며 이들은 이후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행안부는 해당 사건 관련자 4명 가운데 3명은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이미 기소됐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1명의 기소 문제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가 내부 논의 과정에서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이 행안부의 설명이다.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도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기소 지휘라인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 기소 논의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었으며 한동훈 당시 검사장의 휴대전화 압수와 환부 과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 검사는 2020년 이른바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당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려다 몸싸움을 벌인 일로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 검사 역시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행안부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반대한 것 아냐”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가 과거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를 주장했던 것을 두고 검찰개혁 방향에 반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행안부는 선을 그었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 자체에 반대한 것이 아니라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이 사라질 경우 사회적 약자와 범죄 피해자 보호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은 김 후보자가 지난 14일 직접 밝힌 입장과도 비슷한 내용이다. 행안부가 사흘 만에 별도의 브리핑까지 열어 후보자와 관련한 논란을 해명하면서 향후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및 임명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주목받고 있다.
김 차관은 이날 제기된 논란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돼 중수청 출범에 맞춰 신임 청장이 임명되기를 바란다는 뜻도 밝혔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김 후보자를 정치색이 옅은 인물로 평가하면서 정부가 지명을 철회하기보다는 임명 절차를 계속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직 부장검사도 김 후보자가 수사와 조직관리 경험을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중수청 출범이 임박한 상황에서 행안부가 직접 의혹 해명에 나선 것을 두고 임명 절차를 이어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