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악, 셰익스피어 ‘헨리 6세’ 무대에 올린다

문화
전시·공연
이나래 기자
press@cdaily.co.kr
10월 1~4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서 공연…권력·정의·욕망의 충돌 조명
연극 ‘헨리 6세 3부작’ 공연 포스터. ©극단 피악

극단 피악이 셰익스피어의 역사극 ‘헨리 6세’ 3부작을 하나의 무대로 재구성한 연극 ‘헨리 6세 3부작’을 선보인다. 작품은 권력과 정의,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들여다본다.

공연은 오는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나진환 연출이 셰익스피어의 ‘헨리 6세’ 3부작을 한 작품으로 각색했으며,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시리즈 XXII’이자 창단 25주년을 기념하는 서막 공연으로 마련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주체 선정작으로 제작된다.

원작 ‘헨리 6세’는 영국과 프랑스의 백년전쟁 말기부터 랭커스터가와 요크가가 맞붙은 장미전쟁까지를 배경으로 한다. 잔 다르크의 등장과 몰락, 영국 귀족들의 권력 다툼, 두 가문의 대립을 거쳐 이후 ‘리처드 3세’로 이어지는 격변의 역사를 다룬다.

잔 다르크·글로스터·리처드로 이어지는 권력의 변화

이번 공연은 제1부 잔 다르크, 제2부 글로스터, 제3부 리처드를 중심인물로 내세워 권력과 인간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보여준다.

잔 다르크는 신의 소명을 확신하는 인물로 그려지며, 글로스터는 정의와 양심을 믿지만 권력을 둘러싼 음모 앞에서 무력해지는 모습을 드러낸다. 리처드는 신과 정의를 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새로운 기준으로 삼는 인물로 등장한다.

극단 피악은 이 같은 인물의 흐름을 통해 신의 이름으로 출발한 정의가 인간의 권력욕을 거치면서 어떻게 폭력과 야만성으로 변해가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 소개된 대사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드러난다. 잔 다르크는 “나는 신의 명령을 받았다”고 말하고, 글로스터는 “나는 신의 정의를 믿었지만, 신의 이름을 이용하는 인간들을 막지 못했다”고 토로한다. 리처드는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제 내가 신이 된다”고 선언한다.

권력의 명분이 폭력으로 바뀌는 과정 조명

‘헨리 6세 3부작’은 인물을 선과 악이라는 단순한 구도로 나누기보다 권력을 향한 욕망이 명분과 정당성을 얻는 과정에서 어떻게 폭력으로 이어지는지를 살핀다.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세력이 나뉘고 상대방이 적으로 규정되는 과정, 신과 정의의 이름마저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인간의 모습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극단 측은 이번 작품이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권력의 본질을 질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작품은 “인간은 왜 권력을 욕망하는가”,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엇을 만들어내는가”,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인간의 야만성은 과연 사라졌는가”라는 물음을 관객에게 던진다.

나진환 연출은 공연의 주요 무대 언어로 ‘감각적 이미지(Sensory Image)’를 활용한다. 방대한 역사적 사건과 전투 장면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배우들의 신체 움직임과 반복·충돌·집적되는 이미지를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쟁과 권력투쟁뿐 아니라 인간 내면에 잠재된 폭력성과 야만성까지 시각적으로 드러낸다는 구상이다.

극단 피악 창단 25주년…인간 존재 향한 질문 이어가

배우 한윤춘은 글로스터와 리처드 역을 맡아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인물을 연기한다. 김남은은 잔 다르크 역으로 신의 소명을 믿는 순수함과 전장의 여전사가 지닌 강인함을 표현한다. 요크 역의 주인서를 비롯한 배우들도 여러 인물과 전투 장면을 오가며 작품의 흐름을 이끈다.

극단 피악은 지난 25년 동안 연극을 통해 인간과 세계를 탐구하며 “인간이란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번 ‘헨리 6세 3부작’에서도 문명과 야만, 정의와 욕망, 권력의 문제를 통해 인간 존재를 돌아볼 예정이다.

공연은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진행된다. 평일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주말과 공휴일 공연은 오후 7시에 시작한다. 예매는 놀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극단 피악을 통해 가능하다.

#극단피악 #셰익스피어 #헨리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