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소비 파급효과 올해 1.7조원 전망”

이천·화성·청주 소비 증가 뚜렷…반도체 호황, 올해 GDP 0.03%p 높일 가능성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지급이 올해 소비를 최대 1조7000억원가량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면서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추정됐다.

31일 한국은행의 지역 패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이후 반도체 종사자 거주 비중이 높은 경기 이천·화성과 충북 청주의 월별 소비는 반도체 산업 노출도가 낮은 지역보다 최대 4%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추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소비 파급 효과를 분석한 것이다. 지역별 소비는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결제액이 아니라 그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소비액을 기준으로 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혜지역에서 나타난 소비 증가분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올해 6월까지 누적 약 1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연말까지 소비 증가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성과급 소비파급률 올해 21%…GDP도 0.03%p 높여

세후 성과급 가운데 실제 소비 증가로 이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소비파급률은 지난해 27%에서 올해 21%로 다소 낮아졌다.

다만 한국은행은 기존 연구 결과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비 증가는 GDP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지난해에는 GDP를 약 0.01%포인트, 올해는 약 0.03%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반도체 기업들의 성과급 지급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예정인 만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효과도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소비파급률에 대한 가정에 따라 내년 GDP 제고 효과가 0.08~0.12%포인트까지 커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고용 확대·소비 유입 규모가 파급효과 좌우

한은은 향후 반도체 성과급의 소비 파급 효과를 결정할 주요 요인으로 고용 확대 규모와 추가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로 흘러가는 정도, 소비 품목의 확산 범위 등을 꼽았다.

과거 사례를 보면 임금 총액이 늘더라도 기존 근로자의 1인당 임금 상승에 집중될 때보다 신규 고용 확대와 함께 나타날 경우 소비 파급 효과가 더 컸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로 국내 기업들이 생산능력 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고용까지 함께 늘어난다면 소비 효과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내다봤다.

추가 소득이 주택 등 자산시장으로 얼마나 유입되는지도 중요한 변수로 지목됐다.

한은은 같은 SK하이닉스 성과급 수혜지역인 청주와 이천의 소비 반응이 서로 달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청주의 소비 증가폭이 이천보다 컸는데, 이천에서는 올해 초 성과급 규모가 커진 시기를 전후해 주택 관련 지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호 한국은행 조사총괄팀 차장은 “청주에서도 주택 구매가 소폭 늘어난 측면이 있지만 이천에서 크게 나타난 것은 수도권 인접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관련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가 상품 중심 소비서 서비스 등으로 확산 필요

한은은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 증가가 자동차와 백화점 등 고가 재량재에 주로 집중됐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 같은 소비 구조에서는 지출이 다시 국내 가계의 소득으로 이어지는 ‘소비→소득→소비’의 선순환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향후 소비가 서비스 등 다양한 품목으로 점차 확산되면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가 커지고, 반도체 호황의 혜택도 더 폭넓은 가계로 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내 산업 생태계를 강화해 산업 간 연계 효과를 높이고, 늘어난 소득이 자산시장보다 소비와 실물경제로 환류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소비가 서비스 등 부가가치와 고용 유발 효과가 높은 부문으로 확산되도록 취약 부문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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