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놓고 두 번째 회동을 가졌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서울시가 제안한 용산공원 주변 산재부지와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양측은 다음 주 다시 만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 시장과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면에서 의견 교환은 잘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를 하기에는 아직 미진한 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산공원과 관련해서는 의견 접근이 안 되고 있다”며 “일부 훼손된 지역에 청년주택을 만들 수 있다는 국토부의 생각을 공론화 과정에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 본체 두고 국토부·서울시 입장차 여전
오 시장 역시 이날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일주일 뒤쯤 다시 만나 한꺼번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만큼은 본체부지 전체가 절대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역사적 맥락과 생태적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서울시는 전혀 양보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내 일부 훼손 부지를 활용해 청년주택 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서울시는 본체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용산공원 본체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 개정도 필요하다.
특별법은 용산공원정비구역을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공원조성지구와 복합시설조성지구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약 18만㎡ 규모의 주변 산재부지에는 캠프킴과 유엔사, 수송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부지는 용산공원 본체와 달리 공원조성지구에서 제외돼 있어 별도의 법 개정 없이 주거·상업·업무시설 등이 포함된 복합개발이 가능하다.
서울시가 교통과 경관 등 관련 심의에 적극 협조할 경우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탄천물재생센터, 최대 1만3000가구 공급 후보로
이번 회동에서는 서울시가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도 새로운 주택 공급 후보지로 논의됐다.
김 장관은 “오 시장이 제안한 탄천물재생센터의 주택 공급 가능성에 대해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탄천물재생센터는 건립된 지 약 40년 된 하수처리시설로, 서울시는 2년 전부터 시설 현대화와 이전 방안을 검토해왔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를 활용할 경우 최대 1만3000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시설을 이전하는 데 4~5년, 이후 주택 건설에 다시 4~5년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행정 절차에 적극 협조할 경우 전체 사업 기간을 1~2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회동에서는 용산공원 본체를 둘러싼 개발과 보존의 입장 차를 이어갈지, 주변 산재부지나 탄천물재생센터 등 대체 부지에서 현실적인 절충안을 찾을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재개발 용적률 완화는 협의 진전
서울 도심 정비사업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민간 재개발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여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오 시장은 이 방안이 적용될 경우 서울시가 2031년까지 계획한 정비사업 순증 물량이 기존 8만7000가구에서 약 13만가구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전체적으로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과정으로 무엇이 더 중요한지는 의미가 없다”며 “국토부와 서울시가 힘을 모아 서울 주택 공급을 활성화한다는 시그널을 보낼 수 있는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공원 본체 활용을 둘러싼 이견은 계속되고 있지만, 대체 부지와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서는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다음 주 회동에서 서울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절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