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김여정, UFS 축소에도 한국 배제

프레드 플라이츠 “북한, 정상국가 인정 위해 대화 응할 가능성”… 비핵화·미사일 시험 중단 주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재개에 나선 가운데, 북한은 북미 정상 간 친분을 강조하면서도 한국을 협상 구도에서 배제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을 기회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확대되고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이 심화한 만큼 미국의 대북 외교 재개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경제와 에너지, 기술 분야의 지원을 받고 있어 대화 성사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연내 김정은 만날 것”… 北, 친분은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의에 반응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북미 정상회담을 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도 거듭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19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정상 간 소통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좋은 기억과 감정을 갖고 있으며 두 정상의 관계는 여전히 “훌륭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확인하지 않으면서도 정상 간 개인적 관계는 부정하지 않은 것이다. 북한이 향후 북미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은 채 미국의 추가 조치를 지켜보려는 태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UFS 절반으로 축소… 北 “평할 가치 없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정례 한미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당초 8월 17일부터 27일까지 예정됐던 UFS는 21일 조기 종료됐다.

한미는 방어 작전에 중점을 둔 전반부 연습만 실시하고 후반부 반격 작전은 취소했다. 연계 야외기동훈련도 일부 축소하거나 연중 분산해 시행하기로 했다. 진행 중인 전구급 한미연합연습이 미국 측 요청으로 조기 종료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알려졌다.

김여정 부장은 UFS 축소에 대해 기간과 규모가 줄어들더라도 훈련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북한이 요구해 온 것은 연합훈련의 축소가 아니라 전면 중단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UFS 축소가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 있다면 감수할 수 있는 ‘작은 대가’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미연합훈련은 대비태세와 억지력 유지에 필수적이므로 이번 조치는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는 비난 집중… 한미 ‘갈라치기’ 분석

김여정 부장은 하루 뒤인 20일 대남 담화에서는 한국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는 UFS가 미국의 요구로 조기 종료된 것을 두고 한국이 “가긍한 처지”에 놓였다며 한미동맹을 ‘주종관계’라고 폄하했다.

또 이번 연습을 사전 논의 없이 시작 직후 축소된 “반쪽자리 연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자주국방 발언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한반도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차단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대화하는 구도를 부각하려는 시도로 분석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트럼프-김정은 투톱 대화 구도”를 내세우면서 한미관계의 이간과 균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이 한미 간 전략적 이견을 부각해 미국이 한국 정부의 의도를 의심하도록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프레드 플라이츠 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 ⓒ미국우선정책연구소

◈“대북 특사 임명하고 비핵화 목표 유지해야”

플라이츠 부소장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려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방한과 한미일 사전 협의, 북한 문제를 전담할 특별대표 임명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협상이 시작되면 미국은 단거리와 중거리, 장거리 미사일을 포함한 모든 미사일 시험의 중단을 우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과거에도 미사일 시험을 중단한 전례가 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가능한 초기 조치라는 설명이다.

북한 비핵화도 협상의 기본 목표로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계속 늘리는 것은 한반도와 역내 안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에 한미일이 공동 대응하고 중국에도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한 원자력과 무역 분야의 후속 조치가 지나치게 느리다고 지적했다. 미국 일각에서는 한국이 합의 이행을 늦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미국 정부에도 지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지원 문제에 불만을 나타낸 데 대해서는 한국이 안보와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폭넓게 협력해 온 만큼 다른 동맹국과 동일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다시 떠오르고 있지만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을 상대로 핵보유국 인정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한미일 사전 조율과 북핵 협상 목표 설정이 향후 대화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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