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임 후보를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 없이 서면으로 제청한 것을 둘러싼 논란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19일 오전 9시 9분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이 ‘대법관 후임을 청와대에 서면으로 통보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수고 많으십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이 5개월간 공석이었는데 청와대와 조율이 잘 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은 채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전날 지난 3월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다음 달 퇴임을 앞둔 대법관의 후임으로는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함께 제청했다.
대통령 면담 없이 서면 제청…기존 관례와 달라
두 후보에 대한 대법관 임명 제청은 서면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청 권한은 대법원장에게 있지만, 그동안에는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면담을 통해 후보자 인선 문제를 논의한 뒤 제청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서면으로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면서 기존 방식과 달라졌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선을 놓고 대법원과 청와대 사이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고, 결국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제청 대상 후보자 4명이 정해진 뒤 약 7개월, 노 전 대법관이 실제 퇴임한 뒤에는 약 5개월간 후임 임명 제청이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당 “대통령 패싱”…조희대 대법원장 비판
여당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대통령과의 협의 없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법관 임명 제청을 12일이면 될 일을 17배가 넘는 209일 동안 미루더니 청와대와 협의도 없이 통보했다”며 조 대법원장을 비판했다.
서 위원장은 이를 두고 “조희대의 사법쿠데타”라고 주장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와 국민이 조희대에게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임명 제청 방식과 청와대 협의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대법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