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재산분할 재상고 여부 이번 주 결정

9440억원 지급 부담에 재상고 관측…SK실트론 지분 활용 가능성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 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이번 주 재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단기간에 현금으로 마련하기 쉽지 않은 데다 판결 확정 이후 지급이 늦어질 경우 상당한 지연이자가 발생하는 만큼 재상고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반면 9년가량 이어진 이혼 소송에 따른 부담과 각종 리스크를 감안하면 추가 소송을 이어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오는 14일 자정까지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재상고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7월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9440억원 지급에 지연이자 부담…재상고 가능성 거론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내 재산분할 소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노 관장이 재상고에 나설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관심은 최 회장의 선택에 쏠리고 있다. 판결이 확정되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하며, 지급이 지연될 경우 연 5%의 지연이자가 붙게 된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하루 지연이자만 약 1억3000만원에 달한다.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즉시 현금으로 마련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이자 부담을 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재상고를 통해 판결 확정 시점을 늦추고, 재산분할 재원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재상고 여부는 최 회장 측의 최종 판단에 달려 있어 현 단계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주식담보대출·SK실트론 지분 매각 등 거론

최태원 회장의 재상고 여부와 함께 9440억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우선 거론되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을 활용한 주식담보대출이다. 최 회장은 SK㈜ 주식 1297만5472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7일 종가인 50만8000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해당 지분 가치는 약 6조6000억원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이 지분 가운데 일부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 확대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단기간에 9440억원 규모의 현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두산그룹의 SK실트론 인수 결정 이후에는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SK실트론 지분 29.4%를 활용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과 SK㈜는 지난달 3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가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70.6%를 ㈜두산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승인했다. 이번 거래에는 최 회장이 개인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는 포함되지 않았다.

SK실트론 개인 지분 가치 약 9600억원 추산

SK㈜가 SK실트론 지분 70.6%를 2조3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한 가격을 단순 적용하면 최 회장이 보유한 29.4%의 가치는 약 96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법원이 인정한 재산분할금 9440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SK그룹 지배구조와 직접 연결되는 SK㈜ 지분 대신 SK실트론 개인 지분을 처분해 재원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은 경영권을 포함하지 않은 소수 지분인 만큼 실제 매각 가격은 단순 환산한 9600억원보다 낮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최 회장이 재상고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결정 전까지 재상고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역대 최대 규모인 재산분할 재원을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도 관심사인데, 최근 두산그룹의 SK실트론 인수 결정으로 최 회장이 보유한 잔여 지분의 처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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