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대립·배제보다 선교적 책임 관점서 접근 해야”

유해석 교수, 최근 논문서 ‘16세기 위기 담론과 루터의 이슬람 이해’ 분석
유해석 교수 ©기독일보 DB

2026년 학술지 《개혁논총》 제76권에 총신대학교 선교신학 유해석 조교수의 논문 「16세기 유럽 위기 담론과 마르틴 루터의 이슬람 이해」가 최근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마르틴 루터의 이슬람 인식을 당대 유럽 사회의 위기 담론을 배경으로 분석했다.

유해석 교수는 논문의 서론에서 “본 연구는 루터의 이슬람 이해를 단순한 반이슬람 논쟁이나 정치적 대응으로 이해하지 않고, 오스만 제국의 팽창 속에서 형성된 위기 담론을 종교개혁 신학의 틀 안에서 재구성한 결과로 해석하고자 한다”고 연구의 목적을 밝혔다.

유 교수는 루터가 활동하던 시대적 배경에 대해 “16세기 유럽은 정치적 질서의 변화와 종교적 재편이 동시에 진행된 전환기였다”며 “특히 오스만 제국의 지속적인 서진은 유럽 사회에 군사적 긴장을 불러일으켰을 뿐 아니라, 기존의 세계 인식과 신앙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고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형성된 위기 담론에 대해 유 교수는 “16세기 유럽에서 형성된 위기 담론은 오스만 제국의 군사적 팽창과 기독교 세계 내부의 종교적 긴장이 결합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이 담론의 구조적 특징은 내부 문제와 외부 위협의 결합에 있다. 유 교수는 “외부의 압박은 내부의 타락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고, 내부의 문제는 외부 위협을 설명하는 원인으로 이해됐다”며 “위기 담론은 ‘공포–심판–개혁 요구’라는 연속적인 구조를 형성하며, 역사적 사건을 신학적 변화의 계기로 전환시켰다”고 부연했다.

해당 연구는 루터의 이슬람 인식이 단일한 관점으로 굳어진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유 교수는 “루터의 이슬람 이해는 특정 시점에 확정된 관점이 아니라 종교개혁이라는 시대적 상황과 이슬람에 대한 정보 획득 조건, 그리고 당대의 위기 인식이 상호 작용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형성된 결과”라고 밝혔다.

당시의 정보 환경에 대해 유 교수는 “초기에는 꾸란 전체를 접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슬람을 평가하였다”며 “이러한 조건은 그의 이슬람 이해가 경험적 정보보다는 간접적 자료에 의존하여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고 서술했다.

유 교수는 루터가 이슬람을 종교개혁의 논쟁 도구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이슬람을 독립적인 연구 대상으로 다루기보다 교황권과 가톨릭 교회의 문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기술했다. 루터는 위기 담론을 내면화하여 외부의 적을 대하기 전 내부의 반성을 먼저 요구했다고 한다. 논문에 따르면 루터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슬람에 대하여 대항하여 싸우지 말자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자비로우신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더 개선하자는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이후 1542년을 전후하여 루터의 태도에 뚜렷한 변화가 생긴 점도 논문은 다루고 있다. 유 교수는 “1542년 이후 루터의 이슬람 이해는 중요한 전환을 맞이한다”며 “루터의 이슬람 비판은 도덕적·사회적 평가의 차원에서 교리적 대립의 형태로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꾸란을 직접 연구한 이후 루터의 입장에 대해 유 교수는 “예수를 피조물로 이해하는 이슬람의 교리는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논문에서 루터의 역사 해석 방식에 관해 “그는 이슬람의 확장을 정치적 사건이나 군사적 충돌의 결과로만 보지 않고, 하나님이 역사 속에서 자신의 뜻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이해했다”고 서술했다.

전쟁과 세속 권력의 이해와 관련해서도 유 교수는 “루터는 이슬람과의 전쟁에 앞서 기독교 공동체 내부의 영적 상태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고 보았다”고 기술했다. 더불어 유 교수는 루터가 ‘두 왕국론’에 기초하여 “공동체 보호와 질서 유지를 위한 무력 사용을 정당한 세속 정치권력의 기능으로 이해했다”고 분석했다.

유해석 교수는 논문의 결론부에서 본 연구 결과를 현대 사회에 적용했다. 그는 “이러한 관점은 종교적·문화적 다원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기독교와 이슬람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유의미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 교수는 다문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와 교회의 과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유 교수는 “한국교회는 이슬람을 비롯한 타종교를 대립과 배제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 신학적 이해와 선교적 책임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날 한국교회 역시 이슬람의 존재를 선교적 과제와 교회의 공적 책임을 재검토하는 계기로 삼아 시대적 변화에 부합하는 선교적 접근과 실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논문을 맺었다.

#유해석 #이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