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이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항소심과 상고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반환 상황에 대비한 실무적 검토는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판결 직후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로 활동하면서 두 차례에 걸쳐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국민의힘 “최종 판결까지 지켜볼 것”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비용 반환 가능성과 관련해 “1심 판결이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며 “최종적인 법원의 결론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은 당선인이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당선무효형을 확정받을 경우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선거비용을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선거에서는 당선인이 아닌 후보자가 소속됐던 정당이 반환 책임을 진다.
국민의힘은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선거비용 394억원과 기탁금 3억원을 포함해 총 397억원을 보전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게 당선무효형이 최종 확정되면 국민의힘이 해당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당의 총자산은 약 1315억원이다. 다만 자산 대부분은 토지와 건물, 임차보증금 등 부동산이며 현금과 예금성 자산은 약 116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반환이 확정될 경우 중앙당사 매각 등 자금 마련 방안이 필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당사 매각 고려 안 해…여러 방안 검토”
박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매각 가능성에 대해 “당사 매각은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실무진을 중심으로 당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선거비용 반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를 팔아야 한다면 민주당 당사부터 먼저 파는 것이 맞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언급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은 아직 1심이지만 이 대통령의 허위사실 공표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됐다”며 “금액도 민주당 쪽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별도 논평에서도 “이 대통령 사건은 이미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단이 내려진 사안”이라며 “남은 절차가 마무리돼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보전받은 대선 선거보전금 434억원을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재명 대통령 재판 재개 촉구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최종 판단과 별개로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도 조속히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 대통령 사건은 이미 대법원 판단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형이 확정되는 즉시 민주당은 선거보전금을 국민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판결이 유지된다면 2025년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 대통령 사건도 즉시 재개돼야 한다”며 “그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도 “이번 판결이 의미를 가지려면 이 대통령 재판부터 속개해야 한다”며 “권력이 있으면 죄가 없고 권력을 잃으면 유죄가 되는 것이냐”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은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확정판결 시점과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의 선거비용 397억원 반환 여부도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