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여론조사비 대납 1심 벌금 1000만원 불복해 항소

선고 당일 항소장 제출…“명태균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판단, 납득 못 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사진은 오 시장이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신 내도록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시장 측은 전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재판부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2100만원의 추징을 명령하자 선고 당일 항소 절차에 나선 것이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벌금 300만원,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 씨는 벌금 500만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법원, 여론조사 5건 의뢰·2100만원 대납 인정

재판부는 오 시장의 공소사실에 포함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에 대해 오 시장 측의 여론조사 의뢰와 김 씨의 비용 대납 사실을 인정했다.

인정된 대납 금액은 2100만원이다. 재판부는 부정하게 수수한 정치자금 규모가 적지 않고,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 의뢰 여론조사의 공표와도 연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 오 시장이 여러 해 동안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지내 정치자금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재판 과정에서 책임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대납 금액과 범행 내용 등을 고려할 때 공직 자격을 상실할 수 있는 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선출직 공직자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오 시장의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될 경우 서울시장직을 잃게 된다.

오세훈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항소심서 다툴 것”

오 시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1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납득할 수 없다”며 “명 씨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건희 특검팀은 제출된 증거와 법리에 따라 유무죄를 판단한 재판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검팀은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지고 벌금형이 선고된 만큼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항소심 10월 22일까지 선고해야

오 시장 사건에는 김건희 특검법상 신속 재판 규정이 적용된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1심은 공소제기일부터 6개월 안에, 2심과 3심은 각각 앞선 재판의 판결 선고일부터 3개월 안에 선고해야 한다. 이른바 ‘6·3·3 규정’이다.

이에 따라 오 시장 사건의 항소심은 오는 10월 22일까지, 상고심은 내년 1월 22일까지 각각 선고해야 한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로부터 공표 여론조사 3회와 비공표 여론조사 7회 등 모두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오 시장이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김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 상당을 대신 부담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강 전 부시장은 오 시장의 지시를 받아 명 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에 관여한 혐의를 받았다. 김 씨는 오 시장이 부담해야 할 정치자금을 대신 납부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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