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관련해 상임위원회 일정 불참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당내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응하기 위해 상임위원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후반기 원 구성 협상과 대여 투쟁 방안을 논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원 구성 협상 참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정 원내대표는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대체적인 생각은 야당이 추천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 관련 특검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원 구성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 맞느냐는 데 대부분 같은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원 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의원총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중진 의원들의 생각과 다른 의원들의 생각이 거의 일치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법사위원장 놓고 여야 협상 결렬
여야는 22대 국회 후반기 18개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법제사법위원장직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후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11개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상임위원회 일정에 불참하고 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 8일 여야 원내지도부와 회동을 갖고 오는 17일 제헌절 전까지 원 구성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은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반발하며 원 구성 보이콧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야당 추천 특검 요구도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완수사권 폐지 막기 위해 법사위 참여해야”
다만 간담회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응하려면 상임위원회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도읍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법은 범죄자 보호법이자 범죄 피해자 방치법”이라며 “국가의 범죄 대응 능력을 상실시키는 법이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을 누가 맡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를 막아내는 것이 국민을 위해 국회가 해야 할 일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의 법사위 참여 여부에 대해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서 협상 가능성을 보일 경우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사위에 들어갔을 때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협상의 여지를 준다면 참여하는 것이 맞지만,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다면 들어가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사위를 가져오느냐의 문제는 단순한 상임위 배분이 아니라 의회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일도양단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소취소 특검·참정권 특검 대응도 논의
간담회에서는 원 구성 문제와 함께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참정권 특검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원 구성보다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과 보완수사권 폐지, 참정권 특검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며 “민주당이 뚜렷한 제안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원 구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 원내대표와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태규 원내수석대변인을 비롯해 권영세·나경원·윤상현·조배숙·김도읍·김상훈·박대출·유의동·윤재옥·이종배·이헌승·한기호 의원 등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참석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원 구성 협상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의원들 간 의견이 엇갈릴 경우 최종 판단을 정 원내대표에게 맡길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민의힘이 국회 복귀를 결정하면 민주당이 국민의힘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 선출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반대로 상임위원회 보이콧을 이어가면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원 구성을 마무리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