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신간] 존재의 전제조건
도서 「존재의 전제조건」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는 명제는 종종 그리스도인들에게 무거운 윤리적 짐이나 딱딱한 종교적 의무로 다가오곤 한다. 하지만 그 ‘거룩함’이 인간이 마땅히 도달해야 할 존재의 완성이자 창조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어떨까?

신간 『존재의 전제조건』은 성경 전반을 관통하는 ‘거룩함’이라는 화두를 중심축으로 삼아, 하나님과 인간 그리고 우주 만물의 존재 이유를 깊이 있게 탐구한 성경 연구서이자 신앙 철학서다.

윤리를 넘어선 ‘존재의 원리’로서의 거룩함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거룩함을 인간이 원하면 취하고 힘들면 포기할 수 있는 ‘선택적 덕목’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하나님을 단순한 창조주로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님 존재의 본질 자체가 거룩함’이라고 선언한다. 하나님이 거룩하시기에 비로소 하나님이실 수 있듯, 피조물인 인간 역시 그 거룩함을 향해 나아갈 때만 참된 존재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윤리적 규범을 넘어, 하나님과 인간 모두를 설명하는 ‘근본적인 존재 원리’로 거룩함을 격상시킨 저자의 통찰은 이 책 전체를 이끌어가는 강력한 엔진이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꿰뚫는 거대한 흐름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

저자는 레위기와 베드로전서에 선포된 이 장엄한 말씀을 출발점 삼아,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방대한 성경 곳곳에 흩어진 ‘거룩함’의 구절들을 집대성한다.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말씀들이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엮이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거룩함이 어떻게 하나님의 성품과 구원 계획, 그리고 인간의 삶으로 정교하게 연결되는지 그 장엄한 영적 지형도를 한눈에 굽어보게 된다.

추상을 넘어 일상을 변화시키는 다섯 가지 실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지만, 이 책은 결코 사변적인 신학 논의에만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거룩함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삶의 자리로 끌어내려, 말씀·기도·회개·찬양·전도라는 신앙의 다섯 축과 하나님 사랑·이웃 사랑이라는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연결 짓는다. 거룩함은 그저 머리로 이해하는 신학적 지식이 아니라, 땀 흘려 하나님을 닮아가는 과정 속에서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동력임을 보여주는 목회적 따뜻함이 돋보인다.

전통적인 주석서를 넘어 저자의 치열한 신앙적 묵상이 오롯이 담긴 『존재의 전제조건』은 독자에게 묵직한 본질적 질문 하나를 던진다.

“만일 하나님 존재의 본질이 거룩함이라면, 인간은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가?”

화석화된 종교 용어에 갇혀 있던 ‘거룩함’의 참된 무게와 생명력을 회복하고, 흔들리는 삶의 목적을 하나님 안에서 다시 굳건히 세우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깊고 의미 있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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