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허물을 덮는 침묵, 사랑이자 자기 영혼을 지키는 지혜”

최창국 교수, 성숙한 비평적 사고의 중요성 강조
최창국 교수 ©기독일보DB

최창국 교수(백석대 실천신학)가 최근 복음과 도시 홈페이지에 ‘영혼을 지키는 침묵’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타인에 대한 비판과 정죄가 개인의 영혼과 내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조명하며 ‘이해의 침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기독교 역사에서 영적 지혜의 대가였던 교부들과 교모들은 다른 사람을 비판해야 할 순간에도 침묵을 선택하곤 했다. 그들은 비판과 정죄가 영혼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음을 알았다”며 “사막의 어머니 사라 역시 그랬다. 사라는 자신이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하는 순간 자신도 같은 정죄 아래 놓이게 된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다. 그래서 타인의 허물을 들추기보다 덮어 주는 침묵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도 비판의 파괴성을 아셨다.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마 7:1-2)이라는 말씀은 단순한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며 “이 말씀은 자신이 내뱉은 비판과 정죄가 결국 자기 안으로 되돌아와 자신을 해친다는 깊은 삶의 원리를 일깨운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판을 비평적 사고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예수님이 금하신 것은 어떤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를 분별하는 이성적 판단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을 자기 기준으로 단정하고, 정죄하며, 심판하는 태도”라며 “반면 비평적 사고는 어떤 주장이 타당한지, 논리적 오류는 없는지, 충분한 증거가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살피는 성숙한 분별의 능력이다. 그러므로 ‘비판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은 생각하지 말라거나 분별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예수님이 경계하신 것은 사람의 인격을 무너뜨리는 정죄의 언어이지, 진실을 더 바르게 이해하려는 성숙한 분별의 태도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다른 사람을 비판하거나 정죄할 때, 순간적으로 묘한 카타르시스나 우월감을 느낄 때가 있다. 타인의 약점을 짚어내는 순간 자신이 더 의롭고 안전한 자리에 선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그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비판이 남긴 감정은 곧 공허함과 불안, 때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죄책감으로 되돌아온다”고 했다.

또한 “그래서 비판은 쉽게 습관이 된다. 한 번의 비판으로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 같지만, 그 감정은 다시 더 강한 비판의 대상을 찾게 만든다”며 “타인의 결점을 포착하고,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하고, 상대를 마음속에서 재판하는 일은 우리의 내면을 지치게 한다. 정작 사랑하고 창조하고 회복하는 데 써야 할 에너지가 판단과 정죄에 소모되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우리가 타인을 재는 잣대는 결국 우리 자신을 재는 잣대가 된다. 남을 향해 세운 엄격한 기준은 어느새 우리 안의 기본값이 되어, 우리 자신까지 끊임없이 평가하고 가두는 감옥이 된다”며 “그렇게 비판은 타인을 묶는 말처럼 보이지만, 먼저 우리 자신의 심리적 자유를 빼앗는다”고 했다.

최 교수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실수나 부족함 앞에서 비판과 정죄 대신 이해의 침묵을 선택할 때, 우리 안에는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며 “비판하고 싶은 충동을 멈추고 침묵을 훈련할수록, 마음은 점차 더 유연하고 너그러운 반응을 익혀 간다. 타인의 허물을 곧장 판단하기보다, 그 사람의 연약함과 사정을 헤아릴 여지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다른 사람의 부족함을 품어 주는 침묵은 단순히 말을 아끼는 소극적 태도가 아니다. 그것은 타인의 허물을 덮어 주는 사랑의 방식이며, 동시에 자기 영혼을 독으로부터 지키는 지혜의 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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