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신앙 회복 통해 한국교회 새롭게 변화돼야”

예장통합 순교자기념선교회, ‘순교신앙의 적용과 계승’ 주제 학술세미나 개최
예장통합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순교신앙의 적용과 계승'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회장 이승철)가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순교신앙의 적용과 계승’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한국교회가 순교신앙의 본질을 회복해 다음 세대로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총회 임원과 국내선교부원, 사회봉사부원, 남북한선교통일위원, 전국 69개 노회 임원, 국내선교부장, 사회봉사부장, 예장통합 소속 교회 목회자와 성도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순교신앙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오늘날 한국교회가 계승해야 할 신앙적 과제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 “순교자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한국교회가 성장”

예장통합총회 순교자기념선교회 이승철 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순교신앙의 적용과 계승' 학술세미나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학술세미나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이승철 장로는 “한국교회가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국가 형성기, 한국전쟁이라는 민족적 시련 속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향한 신앙을 지켜온 순교자들의 희생 위에서 성장해 왔다”고 했다.

이 장로는 “한국교회는 참소망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품고 살다가 일제와 공산주의 체제의 폭력으로 순교한 신앙 선배들의 뜨거운 순교의 피와 정결한 헌신을 밑거름 삼아 성장하고 발전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교회가 세속화되고 있으며, 삶과 죽음 앞에서도 신앙을 굽히지 않았던 순교자들의 신앙과 정신을 잊은 채 교회 성장에만 집중하면서 교회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는 교회 안팎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순교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회복하고 계승하기 위해 다시 죽기까지 충성하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고 주님을 위해 순교했던 믿음의 선배들의 영적 유산을 기억하며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는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 “순교영성은 자기희생적 사랑과 용서, 화해의 실천”

최상도 목사가 '순교, 케노시스를 통한 자기희생적 사랑, 용서, 화해의 실천'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상도 목사(총회사무총장, 전 호남신학대학교 교수)는 '순교, 케노시스를 통한 자기희생적 사랑, 용서, 화해의 실천'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 목사는 “순교를 단순히 죽음 자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폭력과 갈등의 현장에서 평화를 드러내는 신앙적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순교는 불의와 폭력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예수님의 가르침을 증언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죽음”이라며 “그 안에는 갈등과 반목을 끝내고 평화의 세계를 드러내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했다.

이어 “세속화된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나라를 지키는 진리의 파수꾼으로 살아가야 한다”며 “진리의 파수꾼은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면서까지 타자의 생존과 인권, 사회적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는 자기희생적 사랑의 실천자”라고 덧붙였다.

또한 “순교영성은 과거 박해 속 죽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오늘날 사회적 불의와 갈등 속에서 타자와의 관계 회복, 연대,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는 윤리적 삶이며, 케노시스를 통한 자기비움의 삶이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책임 있는 공동체를 세워가는 길”이라고 전했다.

◆ “순교신앙은 한국교회 성장의 가장 강력한 신앙 모델”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정회 교수(서울장신대학교 역사신학)는 '순교신앙이 한국교회 성장에 미친 영향 연구'를 발표하며 순교신앙이 한국교회 성장의 중요한 토대였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순교는 기독교인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의 방식”이라며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며 죽음을 선택한 모습은 죽음이 곧 부활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신앙고백”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결단은 단순한 강직함이 아니라 깊은 신앙의 성숙을 전제로 한다”며 “한국교회의 순교신앙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형성됐고, 당시 순교자들의 삶은 이후 한국교회에 강력한 신앙의 모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복음을 절대적 가치로 붙드는 내면의 신앙이 없다면 순교적 신앙은 나타날 수 없다”며 “순교는 기독교인다움이 무엇인지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신앙의 모델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삶으로 실천한 가장 강력한 증거”라고 전했다.

◆ “순교신앙은 다음 세대를 넘어 전 세대가 계승해야 할 신앙”

서가영 박사(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연구원 책임연구원)는 '순교신앙 전승을 위한 기독교교육적 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서 박사는 “순교는 단순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물리적 죽음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시대와 삶의 정황 속에서 의미가 새롭게 해석되는 개념”이라며 “믿음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내어놓은 절대적이며 숭고한 신앙의 사건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순교신앙의 전승을 위해서는 학습자의 몸을 통해 신앙이 삶으로 체화되는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순교신앙의 근거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케노시스에 있다”며 “케노시스는 하나님이 인간을 위해 자신을 비우신 사건이며 사랑과 용서, 화해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예수님을 본받아 사랑과 용서, 화해를 실천하는 순교신앙의 가치는 특정 세대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대를 통해 삶으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로 전승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 “주기철 목사는 복음주의 저항자이자 공적 책임을 실천한 신앙인”

김명구 교수(서울YMCA 월남 '이상재선생' 시민문화연구소장, 전 연세대학교 교수)는 '순교자 주기철 목사의 신학·영성에 대한 재해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주기철 목사를 단순히 신사참배 거부 순교자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그는 일제의 총동원 전시체제와 신앙 양심 침해에 맞서 복음주의적 신앙으로 저항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일제는 신사참배를 단순한 종교 문제가 아니라 국가에 대한 최종 충성 의례로 강요했고, 주기철 목사의 저항은 이러한 국가 권력의 신앙 통제에 대한 신학적 저항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주기철의 저항은 정치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하나님 외에 다른 최종 충성의 대상을 인정하지 않는 복음주의 신앙에서 비롯됐다”며 “일본 천황을 신성시하려는 시도에 대한 정치신학적 저항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주기철 목사의 신학은 영혼 구원만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까지 포괄하는 공적 복음주의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며 “한국기독교는 구령과 구국이라는 두 축 위에서 영적 순결을 지키는 동시에 인권과 공평, 사회 정의라는 공적 가치도 함께 실천해 온 역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학술세미나는 정찬덕 장로(남선교회전국연합회장, 본회 부회계)의 폐회기도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됐다.

한편,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윤광서 목사(총회 부회록서기, 본회 강남지역회장)의 인도로 시작됐으며, 이영묵 장로(전국장로회연합회장, 본회 감사)의 기도, 이성우 장로(본회 동부지역지회장)의 성경봉독에 이어 박선용 목사(본회 부회장, 청주가경교회 위임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이후 김용일 목사(본회 이북지역지회장)의 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순교자 스데반'(사도행전 7장 51~60절)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박선용 목사는 “스데반이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고 사람들에게 칭찬받는 사람이었으며, 억울한 재판을 받는 가운데서도 복음을 담대히 전했고, 순교의 순간에도 천사의 모습으로 변화됐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아무리 어려운 일을 만나더라도 주님께서 우리를 돕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고난이 깊을수록 주님은 더욱 가까이 함께하신다. 스데반이 돌에 맞아 죽음을 당하는 순간에도 예수님을 바라봤던 것처럼 우리도 복음을 전하다 어떤 어려움을 만나더라도 예수님을 바라보며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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