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수단 정부 당국이 수도 하르툼에 위치한 기독교 교회에 예고 없는 강제 철거를 통보하면서 현지 기독교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고 6월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기독교계는 당국이 토지 용도 규제를 빌미로 수단 내 기독교 박해와 종교 자유 탄압을 조직적으로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철거 위협 중단을 촉구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6월 7일 수단 제벨 아울리아 지구의 도시 계획 담당 국장과 토지 부서 관계자가 하르툼 남부 마요 앙골라 지역에 있는 수단 복음주의 장로교회(SPEC)를 방문했다. 이들은 교회 지도부에게 해당 예배당 건물이 언제든지 강제 철거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당국자는 정확한 철거 날짜를 밝히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하고 있으라"는 구두 경고만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수단 당국은 해당 교회가 도로 부지를 침범해 건축되었으며, 종교 시설용으로 허가받지 않은 토지 위에 세워졌다는 점을 강제 철거의 근거로 내세웠다. 이에 대해 교회 측은 도로 침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현지 기독교인들은 당국이 기독교 교회 건축을 위한 토지 용도 변경 승인을 의도적으로 거부해 왔으며, 이를 무허가 건물 철거를 위한 행정적 구실로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교 시설 용도 변경 불허가 논란 교계, 조직적 종교 자유 탄압 규탄
CDI는 강제 철거 위협 사실이 알려지자 수단의 기독교인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부당한 행정 조치를 규탄하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단 교회 협의회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당국의 강제 철거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교회가 행정력의 표적이 되어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즉각적인 보호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철거 위기에 처한 하르툼 남부의 수단 복음주의 장로교회는 1988년 정부에 의해 이전 건물이 강제로 철거된 이후, 1991년 현재의 위치에 새로 건축되어 30년 넘게 운영되어 온 곳이다. 교회 지도자들은 철거가 강행될 경우 정부 차원의 대체 부지나 금전적 보상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을 우려하며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독교계의 우려는 수단 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교회 파괴 사례에 기인한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7월 8일에도 하르툼 북부 이스트 나일 지구에서 수단 오순절 교회(SPC) 소속 건물이 강제 철거된 바 있다. 당시 경찰과 무장 병력을 동원한 철거반은 예배당과 사무실을 포함한 교회 단지를 사전 통보나 소유권 확인 절차 없이 대형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철거 직후 당국은 주 전역의 무허가 건물을 철거하는 행정 조치의 일환이라고 해명해 수단 기독교 박해 논란을 키웠다.
반복되는 예배당 철거 사태 국제사회 기독교 박해 지표는 악화
여호수아 프로젝트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수단은 전체 인구의 93퍼센트가 이슬람교를 믿는 국가이며, 기독교인 비율은 2.3퍼센트에 불과해 심각한 종교적 소수자에 해당한다. 이들을 향한 공권력의 압박이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의 종교 자유 감시 지표 역시 악화하는 추세다.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가 발표한 2026년 세계 감시 목록(WWL)에서 수단은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가장 어려운 국가 4위로 지목됐다. 이는 전년도 5위에서 한 계단 상승한 결과로, 수단 내 기독교 박해 상황이 더욱 가혹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단은 지난 2021년 13위를 기록하며 잠시 10위권 밖으로 벗어났으나 최근 연이은 종교 시설 파괴와 신변 위협으로 다시 박해 최상위권 국가로 분류됐다.
반면 국제 외교 차원에서의 제재는 오히려 완화된 상태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19년 수단을 종교자유특별우려국(CPC) 명단에서 제외하고 감시 대상국으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2020년 12월에는 특별 감시 대상국 명단에서도 완전히 제외했다. 하지만 외교적 평가 격상과 달리 수단 내부에서는 합법적인 종교 활동 공간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어, 불안정한 치안과 억압적인 행정 조치 속에서 현지 기독교인들의 종교 자유와 재산권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