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짐 아브라힘 박사의 기고글인 '미얀마 기독교인 400만 명, 죽음과 박해의 위기에 놓이다'(Four million Christians are facing death and persecution in Myanmar)를 6월 22일(현지시각) 게재했다.
아짐 이브라힘(Azeem Ibrahim) 박사는 뉴라인스 전략정책연구소(New Lines Institute for Strategy and Policy)의 최고전략책임자(Chief Strategy Officer)이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미얀마 서부 친(Chin)주에 위치한 기독교 마을 탄틀랑(Thantlang)에서는 2021년 군부가 아웅산 수치(Aung San Suu Kyi)가 이끄는 민주 정부로부터 권력을 찬탈한 이후, 마을 내 22개의 교회 중 21개가 철저히 파괴되었다. 주택들은 포격과 화마에 휩싸였고, 결국 거의 모든 주민이 마을을 탈출해야만 했다. 꿍 비악 훔(Cung Biak Hum) 목사는 군인들이 지른 불을 끄기 위해 주민들을 모으다 총에 맞아 숨졌다. 심지어 잔혹한 군부 소속 군인들은 그의 손가락을 훼손해 결혼반지까지 빼앗아 갔다.
이 끔찍한 이야기는 이웃한 라카인(Rakhine)주에서 이슬람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겪은 참상, 즉 대다수가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 난민촌으로 쫓겨나야 했던 끔찍한 상황을 주시해 온 이들에게는 매우 익숙한 패턴일 것이다.
로힝야족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최소 75만 명이 국경 너머로 쫓겨났다. 그러나 폭력과 대규모 난민 사태를 다루는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속에서, 정작 450만 명에 달하는 엄청난 수의 미얀마 기독교인들이 겪는 이야기는 국제 사회에서 거의 들리지 않는다. 필자는 이 가려진 진실에 주목하고자 한다.
흔히 미얀마 내전에서 기독교인들은 단순한 '부수적 피해자'로 여겨지곤 한다. 물론 그들이 국가적 재난 속에서 고통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상 그들은 민족, 종교, 정치적 저항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철저히 '표적'이 되고 있다.
기독교인으로 개종한 로힝야족을 포함한 모든 기독교인은 미얀마 군부 정권뿐만 아니라, 아라칸군(AA)과 같은 불교계 무장 단체, 그리고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으로 알려진 이슬람 무장 세력으로부터도 이중 삼중의 박해를 받고 있다.
현재 미얀마에서는 2,200만 명 이상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약 1,2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시달리며, 약 370만 명이 국내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표적화된 군사 공습으로 최소 982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52%나 증가한 수치로 희생자 중 232명이 어린이였고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다. 심지어 4,0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3월 대지진 발생 후에도, 군부는 스스로 선언한 휴전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재난 피해 지역에 무자비한 폭격을 이어갔다.
기독교인은 미얀마 전체 인구의 약 6%에 불과하지만, 분쟁이 잦은 국경 지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에 집중되어 있다. 이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전투 중 발생하는 부수적 피해뿐만 아니라 군부의 의도적인 공격에 불균형적으로 크게 노출되어 있다.
친주는 인구의 85%(이곳에서만 70개 이상의 교회가 폭격당했다), 카친(Kachin)주는 34%, 카야(Kayah, 혹은 카레니)주는 46%가 기독교인이다. 이 지역들은 미얀마 군부(타트마도, Tatmadaw)가 수십 년 동안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과 교전을 벌여온 피의 격전지이기도 하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독교인에 대한 이 박해가 2021년 쿠데타와 함께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가평화발전평의회(SPDC)를 비롯한 역대 군사 정권 치하에서 친주의 기독교인들은 강제 노동, 고문, 자의적 구금, 비사법적 살인에 끊임없이 시달려 왔다.
군부는 또한 다수파인 불교의 방식으로 이들을 강제 동화시키려는 치밀한 공작을 벌였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군인들은 친주 기독교 여성들과 결혼해 그들을 불교로 개종시키도록 장려 혹은 강요받았으며, 군부는 '결혼'을 국가의 종교 및 인구 통제 수단으로 악용했다.
이러한 끔찍한 가혹 행위로 인해 수세대에 걸친 친주 사람들이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국경을 넘어 도망쳤고, 그곳에서 안전한 난민 지위나 합법적인 직업, 구금 및 추방으로부터의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그림자처럼 살아가고 있다. 무슬림 로힝야족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21년 이후 벌어지는 이 만행들은 미얀마에서 기독교인들을 인종적으로 청소하려는 뿌리 깊은 시도의 가장 최신 단계일 뿐이라고 필자는 본다.
이 비극의 근본적인 원인은 버마족-불교(Bamar-Buddhist) 중심의 배타적인 국가 정체성 개념에 있다. 2008년 헌법은 불교에 소위 '특별한 지위'를 부여했고, 차별적인 법률들은 종교적 개종과 타 종교 간의 혼인을 통제하고 있다. 기독교 공동체는 교회 건축, 산 정상에 십자가 세우기, 신앙 등록 등에 있어 오랫동안 억압받아왔다. 불교 민족주의자들은 150년이 넘는 미얀마 기독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기독교를 외부의 것, 서양의 것, 그리고 잠재적으로 국가에 반역할 불온한 것으로 낙인찍어 왔다.
2021년 쿠데타 이후, 이러한 종교적 의심은 반군 토벌 작전과 하나로 융합되었다. 군부는 저항 세력이 있는 지역의 마을 전체를 적의 영토로, 교회를 병원, 기독교 학교, 집회 장소, 구호 센터와 더불어 합법적인 타격 목표물로 간주한다. 교회는 이 고립된 지역 사회에서 가장 강력하게 살아남은 구심점 역할을 하기에, 교회를 파괴하는 것은 단순히 신앙생활을 탄압하는 것을 넘어 네피도(Naypyidaw, 2005년 이후 권력의 중심인 새 수도) 권력에 대항하는 지역 사회의 저항 의지 자체를 꺾어버리기 위함이다.
국민통합정부(NUG)에서 장관을 지낸 친주 출신의 의사 닥터 사사(Dr. Sasa, 본명: Salai Maung Taing San)는 점점 더 악화되는 이 조직적인 박해에 대해 이렇게 증언했다. "그들은 여성들을 강간하고 우리의 부모를 고문했습니다. 기독교 지역 전역에서 십자가를 짓밟고 훼손했습니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의 보고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군부는 무려 379개의 종교 시설을 파괴했으며, 그 안에서 피난하거나 예배 중이던 259명 이상의 성직자와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했다. 올해(2026년) 1월에는 주프라 카친 침례교회(Zup-ra Kachin Baptist Church)가 폭격을 받아 6명이 사망했고, 3월에는 반마우(Banmaw)의 성 패트릭 성당(St Patrick’s Cathedral)이 불에 탔다. 이어 4월에 있었던 별도의 공습으로 친주의 교회 3곳이 파괴되고 목사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간을 거슬러 2024년 1월, 군용기들이 카난(Kanan) 마을의 성 베드로 침례교회 근처에 모여 있던 민간인들을 향해 폭탄을 쏟아부은 일도 있었다. 17명이 사망했고, 그중 9명은 피지도 못한 어린아이였다. 국제앰네스티는 현장에서 대형 항공 폭탄에 의한 것과 일치하는 피해 흔적을 발견했으며, 미얀마 군부만이 운용하는 A-5 전투기를 범행 기종으로 식별해 냈다.
버마 연구소(Burma Research Institute)는 쿠데타 이후 11명의 목사가 살해되고 21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티안 리안 상(Thian Lian Sang) 목사와, 다시는 설교를 할 수 없도록 철저한 감시와 제한을 받은 상태로 겨우 풀려난 흐칼람 삼손(Hkalam Samson) 목사 등이 포함된다.
중국 윈난성(Yunnan)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최북단 카친주에서는 2025년 12월, 선거 투표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크리스마스 행사를 일찍 개최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명령이 교회들에 내려졌다. 하지만 이는 극도로 냉소적이고 잔혹한 계략이었다. 정작 크리스마스 당일, 군용기들은 민닷(Mindat)에서 기독교인들이 모여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들을 향해 집중 공습을 가했다.
미얀마 군부가 이토록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집을 잔혹하게 파괴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그곳이 자신들이 결코 통제할 수 없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국가 권력이 도저히 가질 수 없는 도덕적 권위를 지닌 목회자들을 두려워해 투옥하고, 자신들의 독재에 굴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독교 마을을 맹렬히 폭격한다.
이 모든 끔찍한 만행과 피흘림이 무사히 넘어가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세상이 미얀마 기독교 소수민족의 고통받는 신음에 철저히 귀를 닫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묻고 싶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이 조용한 학살을 방관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