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13세 기독교 소녀 납치 후 강제 결혼 가족들 인신매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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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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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유부남에 피납돼 강제 개종 경찰 늑장 수사 속 법원 허위 연령 인정 논란
마리암 아시프 마시흐의 모습. 그의 어머니에 따르면 마시흐는 지난 4월 23일 파키스탄 베하리 지구에서 납치됐다고 밝혔다. ©Courtesy of family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에서 13세 기독교 소녀가 40대 무슬림 유부남에게 납치돼 강제로 개종을 당하고 혼인까지 맺게 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6월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피해자 가족은 경찰의 늑장 수사를 비판하며, 가해자의 과거 전력을 볼 때 아이가 인신매매 조직에 팔려 갈 위험이 높다고 호소하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월 23일 파키스탄 베하리 지역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인 마리암 아시프 마시흐(13)는 가축용 장식품 제조를 하던 41세 기혼 남성 무함마드 카시프에게 끌려간 뒤 실종됐다. 네 명의 자녀를 둔 카시프는 마리암에게 기술을 가르쳐주겠다며 의도적으로 가족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용직 노동자인 남편과 떨어져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 마리아 아시프는 딸이 가계에 보탬이 될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만 알고 카시프의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두 달 뒤인 4월 23일, 마리아는 카시프의 아내로부터 남편과 딸이 함께 사라졌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경찰 늑장 수사 속 조작된 연령으로 강제 결혼 인정

가족들은 즉각 가쿠 경찰서에 카시프를 납치 혐의로 고소했다. 다음 날인 24일 경찰의 최초 정보 보고서(FIR)가 접수됐으나, 가족들은 수사관이 아이 구출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베하리 지역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민원을 제기한 뒤에야 수사가 진행됐지만, 담당 수사관인 무함마드 샤피크 부위관은 오히려 가족들에게 욕설을 하며 딸을 되찾지 못할 것이라고 폭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법정에서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지난 5월 7일 라호르 법원에 출석한 마리암은 치안 판사 앞에서 자신이 성인이며 자유 의지로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카시프와 결혼했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나이 입증 서류를 별도로 요구하지 않은 채 소녀의 진술을 받아들였다.

어머니 마리아는 개종 및 결혼 증명서에 딸의 나이가 19세로 조작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딸이 2013년 11월 22일생으로 현재 13살에 불과하다며, 외모로도 성인이 아님이 분명한데 법원이 어린아이의 구두 진술만으로 가해자와 함께 떠나도록 허락했다고 비판했다.

마리암의 친할아버지인 줄피카르 마시흐는 아이가 협박을 받아 거짓 진술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카시프가 과거에도 여러 소녀들을 납치해 인신매매범에게 넘긴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사건을 담당한 샤피크 부위관은 가족들이 고소 당시 나이 증빙 서류를 내지 않았다며 늑장 수사와 폭언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펀자브주 조혼 금지법 시행 무색 강력한 법적 대응 예고

CDI는 현재 마리암의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해자의 본처 역시 카시프에게 행방을 발설하면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의 법률 대리인인 주나이라 패트릭 변호사는 경찰의 초기 늑장 대응이 가해자에게 개종과 결혼 서류를 위조할 시간을 벌어주었다고 지적했다.

패트릭 변호사는 소수 종교 커뮤니티의 소녀 납치 사건에서 사법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관행을 비판했다. 그는 마리암이 구출되는 대로 가정 법원에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가해자에게 아동 조혼 및 미성년자 강간 등의 혐의를 추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키스탄 기독교 소녀 납치 및 조혼 사건은 펀자브주가 아동 강제 결혼 근절을 위한 대대적인 법 개정을 단행한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 5월 11일 펀자브주는 남녀 모두 최소 결혼 연령을 18세로 상향하는 '2026 펀자브주 아동 조혼 금지법'을 발효했다. 새 법안은 아동 조혼을 범죄로 규정하고 미성년자 납치 및 강압에 의한 결혼을 아동 학대로 간주해 징역형에 처하도록 명시했다.

한편, 파키스탄 내 종교적 소수자를 겨냥한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의 2026년 세계 감시 목록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가장 위험한 국가 8위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파키스탄 기독교인들이 겪는 가장 큰 위협으로 잦은 납치와 강제 개종, 그리고 이를 사실상 방치하는 국가의 취약한 법적 보호망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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