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유일 기독교 대학 100년 기숙사 강제 환수 사태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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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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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자브주 정부 유잉 홀 압류에 교계 및 인권 단체 거센 반발 대학 측은 법적 대응 시사
라호르 아나르칼리 지역에 1916년 건립된 유잉 홀(Ewing Hall)의 모습.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유일의 기독교 종합 대학교인 포먼 크리스천 칼리지 대학(FCCU)의 100년 된 역사적 기숙사 건물을 펀자브주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 환수하면서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고 6월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정부의 기습적인 압류 조치에 파키스탄 현지 기독교 지도자들과 인권 단체, 문화유산 보존주의자, 대학 동문들이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번 사태가 파키스탄 내 소수 종교인의 권리 침해 문제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논란이 된 건물은 라호르 아나르칼리 지역에 1916년 건립된 유잉 홀(Ewing Hall)이다. 1864년 미국 장로교회가 설립한 파키스탄 최고 명문 사학 FCCU의 기숙사로, 대학 발전에 헌신한 제임스 캐루더스 레아 유잉 학장의 이름을 따 명명된 파키스탄 기독교 대학 역사의 산실이다.

사태는 조너선 애들턴 FCCU 총장이 펀자브주 정부 당국이 유잉 홀을 강제로 빼앗았다고 폭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애들턴 총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부 관리들이 기숙사 건물을 징발하고 대학 소속 보안 요원들을 강제로 쫓아냈으며, 24시간 안에 가구와 역사적 유물 등 모든 비품을 철거할 것을 지시하는 일방적인 통보를 내렸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기독교 대학 유산 철거 위기 속 인권 단체 강력 규탄

CDI는 정부의 강제 환수 직후 유잉 홀이 전면 철거될 것이라는 관측이 퍼지면서 파키스탄 사회 내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인권 위원회(HRCP)와 라호르 보존 단체 연합 등 시민사회 단체들은 유잉 홀이 1985년 제정된 특별 구역 보존법에 따라 엄격히 보호받는 핵심 문화유산임을 지적하며, 주 정부를 향해 철거나 훼손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키스탄 장로교회(PCP) 총회장이자 FCCU 소속 목회자인 루벤 카마르 목사도 정부의 적대적인 강제 인수를 강력히 규탄했다. 무슬림 출신 동문들 역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학생의 요람이 되었던 유잉 홀을 허무는 것은 파키스탄의 귀중한 집단 역사와 정서적 유산을 산산조각 내는 행위라며 펀자브주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펀자브주 산하 라호르 유산 지역 부흥 위원회(LHAR)는 6월 14일 공식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위원회는 유잉 홀을 철거할 계획이 없으며 오히려 역사적 가치를 살려 보존하고 복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강제 환수 조치가 특정 종교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법률과 문화유산 관리 규정에 따른 정당한 조치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의 임대료 체납 주장과 대학 측의 정면 반박

펀자브주 정부는 압류의 법적 명분으로 임대 계약 만료와 막대한 임대료 체납을 내세웠다. 위원회 측은 해당 건물이 2015년 이후 본래의 교육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왔으며, 1975년부터 무려 1억 700만 파키스탄 루피(미화 약 38만 5,000달러)에 달하는 임대료가 미납되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부지 소유권을 회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FCCU 대학 측은 주 정부의 발표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1975년부터 2003년까지 발생한 체납 임대료를 대학 측에 청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해당 기간은 줄피카르 알리 부토 전 총리의 억압적인 국유화 정책으로 인해 학교의 운영권이 완전히 정부 통제하에 놓여 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국가가 관리하던 시절의 임대료를 다시 대학에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숙사를 방치했다는 정부의 주장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까지 기숙사는 정상 운영되었으며, 이후 구조적 안전 문제가 제기되어 임시로 학생들을 대피시켰을 뿐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 측은 사비 500만 루피를 들여 대대적인 안전 진단을 실시했고, 지난 2026년 3월 건물이 구조적으로 안전하다는 최종 보고서를 바탕으로 시설을 전면 개보수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건물의 역사적 외관 복원을 위해 이미 관계 당국과 논의를 진행 중이었다며 펀자브주 정부의 이번 조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FCCU는 파키스탄 기독교 대학의 역사적 자산을 수호하고 미래 세대에게 기숙사를 돌려주기 위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1970년대 파키스탄 정부에 의해 강제 국유화된 이후 아직도 본래 소유주에게 반환되지 못하고 정부 통제 아래 방치된 수많은 종교계 사학들의 처지를 다시 한번 환기시키며 근본적인 권리 회복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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