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을 던지는 신앙, 신앙이 담긴 물음의 길을 걷는 모든 이에게

[신간] 왜 그리스도인인가?
도서 「왜 그리스도인인가?」

“죄송하지만, 오늘날 누군가가 왜 굳이 그리스도인으로 살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어느 겨울 오후, 낡은 연구실을 찾아온 한 청년이 조심스럽지만 단호하게 묻는다. 이에 나이 든 신학 교수는 청년의 회의에 깊이 공감하며 이렇게 고백한다. “저 역시 스스로 자주 던지는 물음이었습니다.”

현대 북미를 대표하는 개신교 신학자 더글라스 존 홀(Douglas John Hall)의 신간 『왜 그리스도인인가?』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맥길 대학교에서 35년간 신학을 가르쳐 온 노학자가 방대한 신학적 사유를 압축하여, 신앙의 경계에 서성이는 모든 이들을 위해 써 내려간 따뜻하고도 예리한 그리스도교 입문서다.

맹신과 세속화 사이, 그리스도교의 참된 얼굴을 묻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수많은 사람이 그리스도교를 떠나거나 거리를 두는 까닭은 교회 바깥에 있지 않다. 그리스도교를 단순한 구호로 환원하여 소리 높이는 '근본주의자들', 그리고 전통과의 연결을 스스로 끊어버린 채 시류에 영합하는 '세속주의자들'. 홀은 이 두 극단이 기독교의 참된 얼굴을 가려버렸다고 날카롭게 지적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멈춰 서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스도교 신앙이란 과연 무엇인가?”, “오늘날 정직한 사람이 품을 수 있는 신앙은 어떤 모습인가?” 더 나아가, “의심하면서도 믿는다는 것이 가능한가?”

“의심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다”

홀은 단호하게 “그렇다”고 답한다. 그가 이 책에서 내세우는 신앙은 모든 갈등과 번뇌를 해소한 맹목적인 확신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의심하는 신앙” 혹은 “신앙이 담긴 의심”이야말로 진짜 믿음이라고 역설한다.

“왜 그리스도인인가? 분명 저는 어쩌다 보니 일종의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할 충분한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마르틴 루터가 고백했듯 그리스도를 붙잡고 지켜내는 일의 버거움을 결코 모른 척하지 않는다. 세상의 고통과 악, 허무주의와 씨름하며 흔들리는 의심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진실한 신앙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경계에 선 이들에게 건네는 지성적이고 따뜻한 대화

책은 나이 든 신학 교수와 한 청년 대학생의 대화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전개된다. 예수의 특수성, 구원의 참된 의미, 세속 시대의 영성, 믿음·소망·사랑, 그리고 교회의 존재 이유까지. 굵직한 신학적 주제들이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진다.

홀은 독자를 가르치려 들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지 않는다. 성서와 전통의 깊은 우물에서 통찰을 길어 올리되, 오늘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언어로 신앙의 본질을 담담히 풀어낸다.

"어떤 이들은 교회에 잘 다니고 예배와 활동에 참여하지만, 영성의 측면에서나 지성의 측면에서나 신앙의 주변부를 서성인다. 나는 이 책을 앞서 언급한 이들 모두를 위해 썼다."

『왜 그리스도인인가?』는 신앙을 처음 묻기 시작한 이들과, 기독교라는 이름표에 실망하여 공동체의 변두리를 서성이는 이들, 그리고 오래 믿어왔지만 그 근거를 잃고 방황하는 모든 이들에게 훌륭한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어느 겨울 오후 그 연구실 문을 두드린 청년처럼, 독자들은 이 대화 속에서 위로와 함께 자신이 서야 할 참된 신앙의 자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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