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믿으려 애쓸수록 삶은 여전히 목마르고, 누군가를 변화시키려 노력할수록 관계는 자꾸만 어그러진다. 하나님을 믿는다면서도 우리는 왜 이토록 피곤하고 공허한 것일까?
신간 『애쓰지 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 그 깊은 갈증의 원인을 ‘내가 기준이 된 삶’, 즉 인생의 왕좌에 앉아 스스로 선악을 판단하려는 우리의 끈질긴 ‘자아’에서 찾는다. 이 책은 무거운 짐을 지고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판단과 걱정을 멈추고, 하나님이 행하시는 경탄 속으로 들어가라”는 자유와 해방의 메시지를 전한다.
‘애씀’의 신앙에서 ‘안식’의 신앙으로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신앙생활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치열한 노력’으로 오해하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무언가를 억지로 바꾸려 애쓰는 대신, 이미 하나님이 사랑으로 다 이루셨음을 믿고 그분의 통치 안에 머무는 것이 복음의 핵심이라고 역설한다.
"어둠은 싸워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빛이 오면 물러납니다. 억지로 치유하려 애쓰지 않아도 마음이 풀리고, 상처의 결이 서서히 달라집니다. 우리의 내면도 이와 닮아있습니다."
내가 결과를 통제하려 움켜쥐었던 두 손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이 행하시는 놀라운 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인생의 왕좌에서 내려올 때 가정이 변화되고 사역에 기쁨이 찾아온 저자의 생생한 고백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내가 쥔 ‘빌라도의 창’을 내려놓다
이 책에서 가장 날카롭고 흥미로운 통찰은 죄와 자아에 대한 재해석이다. 저자는 죄를 단순한 도덕적 일탈이나 나쁜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위에 자기 판단을 올려놓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사도신경의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라는 고백을 새롭게 조명한 대목은 압권이다. ‘빌라도’의 어원적 의미가 ‘창을 든 자’이며, 나를 뜻하는 한자 ‘아(我)’ 역시 손에 창을 들고 있는 형상이라는 점을 짚어낸다. 즉,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셨다는 것은 곧 창을 든 나의 날카로운 ‘자아’가 타인을 겨누고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는 뼈아픈 참회록인 것이다. 책은 이처럼 스스로 선악을 분별하려는 판단의 유혹을 이기고, 어떻게 사랑의 통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길을 제시한다.
구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우리는 흔히 죄 사함을 받는 것 자체를 구원의 전부, 혹은 천국행 티켓으로 여긴다. 하지만 책은 “용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단언한다. 십자가 복음이 우리를 하나님 곁으로 이끈다면, 하나님 나라 복음은 그분의 왕 되심을 인정하고 온전한 통치 아래 머물게 한다.
안식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다. 세상을 향한 욕망을 멈추고 하나님을 향한 찬양으로 채워지며, 나의 모든 수고가 결국 ‘하나님의 작품’임을 고백하는 참된 회복의 상태다.
『애쓰지 마라, 하나님이 하신다』는 흩어진 삶의 조각들을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 안에서 하나로 연결해 주는 책이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세상 속에서 화와 짜증, 불안과 근심으로 삐걱거리고 있다면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한다. 내가 쥔 판단의 창을 내려놓고, 참된 평안과 자유가 흐르는 영적 에덴으로 나아가는 든든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