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관계와 무역, 안보 현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민감한 메시지도 공개적으로 오가며 긴장감이 감지됐다.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세계는 새로운 갈림길에 서 있다”며 “중미 양국은 강대국 관계의 올바른 공존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미 간 공동이익은 이견보다 크다”며 “양국은 상대가 아닌 파트너가 되어 서로를 성취시키고 공동 번영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중 관계의 안정은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며 양국 협력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고대 그리스 역사에서 유래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간 충돌 가능성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미중 관계가 대립보다 공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우호적인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시 주석을 향해 “위대한 지도자”라고 표현하며 중국 측 환대에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매우 빠르게 해결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중 관계는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며 경제·무역 협력 확대 가능성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만 문제 거론한 시진핑…“잘못 처리하면 충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입장 차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하며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충돌과 대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최근 미국의 대만 지원 확대와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나온 발언으로, 중국이 대만 문제를 핵심 안보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측은 회담 전부터 대만 문제를 포함한 핵심 이익 사안에서 미국의 신중한 접근을 요구해 왔다. 특히 중국은 대만 독립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지원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존의 대만 지원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의 전략적 충돌은 피하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경제 협력과 안보 경쟁이 동시에 이어지는 복합적 관계가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역·경제 협력도 주요 의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무역과 경제 협력 역시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포함된 경제사절단을 대동해 중국을 방문했다. 그는 “세계 30대 기업 CEO들에게 동행을 요청했고 모두 수락했다”며 “그들은 중국과의 무역과 사업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 희토류, 첨단기술 분야를 둘러싸고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경제 협력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 중동 정세, 대만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 초청으로 지난 13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이다. 이번 방중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가운데 약 9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미중 관계의 향방을 가를 주요 외교 일정으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