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은 올해 6월 유럽연합(EU)의 대대적인 이주 및 난민 정책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유럽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이 선제적인 인도주의적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5월 12ㅇ;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4월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모인 각국 기독교 연합 지도자들은 국경 통제 강화로 인해 신앙 공동체들이 전혀 새로운 국면의 인도적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유럽이주민교회위원회(CCME) 집행위원회는 루마니아 정교회와 개신교 연합 기구인 에이드롬(AIDRom)이 주최한 양일간의 회의에서 ‘이주 현황 지도(Mapping Migration)’ 보고서 제4판을 공식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된 이주 현황 지도 보고서는 지난 10년 동안 유럽 대륙을 강타한 유례없는 강제 이주와 난민 위기 속에서, 유럽 교회들이 어떻게 길을 찾고 헌신해 왔는지를 담아낸 종합적인 기록물이다.
유럽연합의 새로운 난민 정책 시행과 국경 지대의 위기 고조
이번 회의는 오는 6월 12일 유럽연합의 '신(新) 이주·난민 협정(Asylum and Migration Pact)' 전면 시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새롭게 도입되는 이주 법적 프레임워크는 의무적인 국경 심사와 신속한 난민 처리 절차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강력한 국경 통제 조치가 루마니아를 비롯한 국경 인접 국가들을 이주민들의 거대한 장기 수용소로 전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토르스텐 모리츠 CCME 총무는 현장 연설을 통해 국경 심사 및 통제 절차가 강화되면서 루마니아와 같은 외부 국경 국가들에는 오도가도 못하고 발이 묶이는 이주민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위급한 상황 속에서 유럽 교회가 적극적으로 응답하고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역설했다.
또한 모리츠 총무는 이번 회의 개최지로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가 선정된 것은 수많은 회원 단체들이 직면하고 있는 냉혹한 ‘최전선’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루마니아 현지에서 에이드롬이 보여준 헌신적인 구호 활동이 전체 유럽 교회가 나아가야 할 모범적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발 난민 사태는 물론 다른 국가에서 유입된 난민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며 유럽연합 외부 국경의 방파제 역할을 해온 에이드롬의 사역이 큰 울림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 현황 지도 보고서 발간을 통한 유럽 교회의 정체성 변화 도모
이번에 발표된 이주 현황 지도 보고서는 이주 문제가 단순히 사회적 현상이나 골칫거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의 구조마저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상세히 조명했다. 실제로 여러 데이터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문화 회중과 이주민 주도의 사역들이 전통적이고 보수적이던 유럽 교회의 지형도를 역동적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모리츠 총무는 난민과 이주민을 돕는 사역이 서로 다른 교파의 교회들을 하나의 신앙적 증언 안으로 묶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던 신학적 차이와 교리적 장벽들이, 인류애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번 이주 현황 지도 보고서 발간이 유럽 전역에서 교회들이 이주민과 난민을 향해 보여준 헌신과 증언의 발자취를 세밀하게 기록하는 작업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이 보고서를 일종의 ‘거울’에 비유했다. 유럽 교회 스스로가 자신들이 만들어낸 긍정적인 파급력을 명확히 인식하도록 돕는 동시에, 일반 세속 사회를 향해서도 종교 기반의 인도주의적 사역이 얼마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증명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상징적인 의미로 보고서의 결과를 유럽 교회 전체에 돌려줌으로써, 자신들의 사명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깨닫고 더 많은 교회가 이 거룩한 연대에 동참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병목 현상 앞둔 국경 지역에 대한 공적 역할 확대와 역량 강화 촉구
유럽연합의 새로운 난민 정책 규정이 본격적인 효력을 발휘하기까지 불과 몇 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CCME는 유럽 국경 곳곳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심각한 이주민 병목 현상에 대비해 즉각적인 대응 역량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도가 낳을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을 약자들을 위해 기독교 공동체가 방파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절박한 호소다.
회의에 참석한 지도자들은 앞으로 유럽 교회가 유럽연합 역내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지역에 있는 이주민과 난민들을 위해서도 어떻게 신앙적 증언을 강화하고 구호의 지경을 넓혀갈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생존의 기로에 선 이주민들을 품는 일이 곧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마주한 유럽 교회의 핵심 사명이자 새로운 영적 부흥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연대와 실천을 향한 결단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