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허용됐지만 사제 방문은 불허… 팔레스타인 기독교 수감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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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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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는 요청 끝 성경 제공 승인… 종교 자유와 인권 침해 논쟁 이어져
라미 리즈크 파다옐의 모습. 그는 2년 넘게 수감되어 있으며 지속적으로 성경 제공과 사제 방문을 요청해 왔다. 교도소측은 성경 제공은 했지만 사제 방문은 끝내 허용하지 않고 있다.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courtesy of family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이스라엘 교도소에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기독교 수감자가 2년 넘게 요청해 온 성경은 허용됐지만, 사제 방문은 끝내 거부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종교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4월 2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예루살렘 법률지원인권센터(JLAC)에 따르면 라말라 출신 수감자 라미 리즈크 파다옐은 네게브 사막 지역의 고보안 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지속적으로 성경 제공과 사제 방문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교도소 당국은 오랜 기간 두 요청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JLAC의 법적 대응과 지속적인 개입이 이어지면서 교도소 측은 최근 성경 제공을 허용했지만, 사제 방문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허 입장을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 성경 제공 승인… 사제 방문은 여전히 불허

JLAC의 라미 살레 소장은 “2025년 12월부터 성경 접근과 사제 방문이라는 두 가지 요청을 공식적으로 제기해 왔다”며 “가톨릭 신앙에서는 사제를 통한 성례와 정기적인 고해성사가 매우 중요한 신앙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게브 지역 나프하 교도소가 처음에는 두 요청을 모두 거부했으며, 최근에야 성경 제공만 부분적으로 허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2023년 10월 이후 수감자들의 종교 서적이 일괄 압수됐고, 이후 코란은 반환됐지만 성경은 오랜 기간 제공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성경 제공 과정에서도 수감자의 서명 요청서 제출 등 복잡한 절차가 요구됐으며, 가족이 변호사를 통해 위임장을 작성하고 직접 서명을 확보해야 하는 등 상당한 행정적 장벽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JLAC는 사제 방문을 금지한 결정에 대해 항소 절차를 준비 중이다.

■ 가족 “성경 허용은 다행… 여전히 고립 상태 지속”

수감자의 어머니 모나 파다옐은 성경 제공 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들의 현재 상황이 여전히 극심한 고립 상태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은 할 일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성경은 하나님과 가까워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변호사만 약 40일에 한 번 면담이 가능할 뿐 가족이나 사제의 방문은 전혀 허용되지 않고 있다”며 “체포 이후 전화 통화조차 허락되지 않았고 면회도 불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들이 이스라엘 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임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를 위해 약 6000세켈(약 2000달러)의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 2년 넘는 행정구금… 인권 문제로 번지는 논쟁

라미 파다옐은 기소나 재판 없이 구금되는 행정구금 상태로 2년 4개월 이상 수감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구금은 통상 6개월 단위로 연장되는 제도로, 일반적으로 한두 차례 갱신되는 것이 관례지만 그의 경우 반복적인 연장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 따르면 함께 체포된 다른 수감자는 이미 석방됐지만, 그의 구금은 추가로 연장됐다.

또한 필기구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독방에 수감된 이후 구금 기간이 연장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다른 팔레스타인 기독교 수감자들 역시 성경 제공을 요청하고 있으나, 이번 결정이 모든 수감자에게 적용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 종교 자유 논쟁 확산… “수감자 방문은 신앙의 핵심”

예루살렘 라틴 총대주교청의 윌리엄 쇼말리 주교는 수감자에게 성경을 제공하고 직접 방문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 그리스도는 수감자를 방문하는 행위를 곧 자신을 섬기는 일로 보셨다”며 “마태복음 25장에서 이러한 가르침이 분명히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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