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이 최근 ‘사순절 보내기’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백 원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오늘도 깊은 갈등과 분쟁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며 “4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수만 명의 사상자와 난민을 낳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 전쟁, 그리고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긴장까지.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폭력과 갈등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고 있으며, 살아남은 이들 또한 두려움과 불안, 깊은 고통 속에 놓여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처 입은 세상 속에서 우리는 질문하게 된다”며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가. 분열과 적대한 수많은 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삼켜버린 이 비극적인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은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하는가. 우리는 어떻게 이 고통에 동참할 것인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예수 따름’이란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시고 가르쳐주신 삶의 방식에 참여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은 힘과 지배의 논리, 타자를 적대시하고 굴복시켜려는 길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질서에 순종하는 새로운 인간됨의 존재 방식을 선택하는 일”이라고 했다.
또 “물리적 성공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살아가는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새 길을 가는 것”이라며 “그리고 모든 타자의 얼굴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발견하며 서로 연대하고 함께 살아가는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삶”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사순절은 단지 종교적 절기를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다. 예수 따름의 의미를 다시 배우는 훈련의 시간”이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자기 비움과 사랑의 충만함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길을 보여주셨듯이, 그를 따르는 사람들 역시 회개와 내려놓음을 통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형성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는 일상 속에서 너무도 쉽게 편리함과 안일함에 익숙해져 살아간다”며 “물질주의적 소비문화에 길들여진 채 복음적 삶의 방식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사순절은 이러한 삶을 돌아보며 회개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이러한 사순절의 정신과 작은 실천이 필요할 것이다. 기도회나 금식과 같은 교회 내부의 종교적 행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문화 속에서 사순절의 의미가 실제로 드러나야 한다. 경건과 절제의 정신을 담은 새로운 삶의 실천을 통해 더 평화롭고 더 조화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해 나가는 일 말이다”라며 “세상이 갈등과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화해와 사랑, 평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순절은 바로 그러한 삶을 조금씩 실천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가 조금 더 단순하게 살고, 조금 더 서로를 배려하며, 조금 더 평화를 향해 걸어갈 때 부활절의 기쁨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며 “그리고 그때 우리의 세계 또한 새로운 문화와 희망의 시작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